리덩후이(리등휘) 총통 퇴진을 요구하며 국민당 중앙당사 앞에서 시위를
벌여온 시위대 수백명은 시위 시작 만 이틀을 넘긴 21일 새벽 경찰에 의해
중앙당사 앞에서 강제 해산됐다. 하지만 이들은 완전히 해산하지 않고
중산남로 등 인근 도로를 점령한 채 항의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시위 현장의
장수톈(장서천)씨는 "진먼(금문) 전투에도 참전하며 평생 국민당을
지지해왔는데 리덩후이가 국민당을 망쳤다"고 울분을 토했다. 수도
타이베이(대북) 외에 타이중(대중), 타이난(대남), 가오슝(고웅) 등 중남부
지역에서도 리 총통의 당주석직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리 총통은 총통 관저에 칩거하며 공식석상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9월 임시전당대회를 소집해 당주석직을 공식 사퇴하겠다고
밝혔던 리 총통은 20일 "당주석 사임 문제는 나에게 (시기상) 탄력성을
줘야한다"며, 5월20일 새 총통 취임과 함께 국민당의 개혁이 궤도에
진입하면 사임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음을 시사했다.
행정원 각 부가 이미 정권이양 준비에 착수함으로써 고위 공직자들이 속속
사표를 내고 짐을 싸거나 사직 의사를 밝히고 있다. 양스젠(양세함) 행정원
정무위원은 20일 국가정보통신기초건설위원장 등 겸직하고 있던 모든 직책에
대해 사직서를 제출했다. 취임한 지 석 달 남짓 된 자오이(조이) 신문국장도
사직서를 낸 뒤 학교로 돌아갈 계획이다.
양자오샹(양조상) 교육부장과
장빙쿤(강병곤) 행정원 경제건설회 주임은 새 총통 취임 전 사직, 낙향하거나
다시는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말했다. 고위 공직자들의 사직 바람으로
공직사회 분위기가 크게 침체되고 있고 업무 공백까지 우려된다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자오서우보(조수박) 대만성 주석은 천수이볜(진수편) 총통
당선자에게 성 공무원들의 권익을 보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쿵판딩(공번정) 국방부 대변인은 21일 "국방부는 헌법에 따라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고 발표했다. 국방부가 선거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대만
독립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주가지수인
자취안(가권)지수는 양안긴장에 대한 우려가 조금씩 해소되면서 488포인트
상승했다. 외국 투자자들 대부분은 양안(중국과 대만) 간 대화가
시작되면 증시가 활황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