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아시아 순방길에 나선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20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를
방문했다. 미국 대통령중 최빈국인 방글라데시를 찾은 것은 클린턴이 처음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그러나 당초 방문 예정지였던 조이푸라 마을 방문은 전격
취소했다. 조 록하트 백악관 대변인은 "경호실측에 의해 안전 문제가 제기돼
조이푸라 마을 방문은 취소됐다"고 밝혔다.
조이푸라 마을은 다카에서 100㎞ 떨어져 있는데, 클린턴은 헬리콥터 편으로
국제기구의 여성 지원 기금을 받고 있는 이곳 여자학교를 방문한 뒤 인근에 있는
기념비에 헌화할 예정이었다. 이 기념비는 지난 71년 방글라데시가 파키스탄과
독립전쟁을 벌일 때 숨진 100여만명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대신 조이푸라 주민들을 수도 다카에서 만났다.
인도·방글라데시·파키스탄을 찾는 이번 클린턴 순방길은 특히 경호 수위가
매우 높다. 이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핵 경쟁과 카슈미르 분쟁으로 으르렁거리고
있는 데다, 미국은 파키스탄 정부에게 인근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 지원을
중단토록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탈레반 정권은 반미 이슬람 테러리스트인
오사마 빈 라덴을 숨겨주고 있다.
이에 앞서 클린턴 대통령은 19일 밤(현지시각)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을
타고 인도 뉴델리의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에 도착, 엿새 일정의 서남아시아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순방에는 딸 첼시와 장모 도로시 로드햄을 대동했다.
부인 힐러리는 상원의원 유세를 위해 미국에 남았다.
클린턴은 순방일정 대부분인 닷새동안 인도내 5개 도시를 돌며, 20일 잠시
방글라데시를 방문하고 25일 귀국길에 파키스탄에 들러 지난해 10월 쿠데타로
집권한 페르베즈 무샤라프 장군을 만날 예정이다.
클린턴은 이번 순방기간중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경쟁 종식, 카슈미르 지역의
분쟁 해결 추진 외에도 방글라데시에 대한 9700만달러의 식량원조, 방글라데시·
인도·네팔의 청정에너지 개발 프로젝트를 위한 8400만달러 지원을 밝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