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중국 정치지도자 부인들 가운데 가장 화제가 되었던 사람은 뭐니뭐니
해도 타이완 정부의 초대 총통을 지낸 장제스(장개석)의 부인 쑹메이링(송미령)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장 총통이 세계사 반열에서 그만한 지위를 차지하게
된 데에는 메이링의 가문, 부, 미모, 그리고 뛰어난 사교술을 바탕으로 한
내조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엊그제 타이완 총통으로 당선된 천수이볜과 그의 부인 우수전(오숙진) 사이의
러브스토리와 부인의 남편에 대한 내조 얘기도 그 흥미로움에 있어 장·쑹의
그것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게다가 우수전의 경우, 남편의 정치활동을 돕다가
휠체어를 타는 불구의 몸까지 되었다고 하니 그 눈물겨움이 비할 데가 없다.
커이겅(가의경)이 쓴 전기「천수이볜(진수편)」에 따르면 부인 수전이
하반신 불구가 된 것은 85년 남편이 타이난(태남) 현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갑자기 나타난 삼륜차 사고 때문이라는 것. 삼륜차는 수전을 쓰러뜨리고 다시
후진해 바퀴로 깔아뭉갠 뒤 도망쳤다. 수전의 부친이 「딸의 신상에 무슨 일이
있을 것」이라는 협박전화를 받고 나서 며칠 뒤의 일이라고 한다.
일용잡부 가정에서 자라나 점심을 거를 만큼 찢어지게 가난했지만 머리가
뛰어나 늘 일등을 놓치지 않았던 수재 수이볜. 의사 집안에서 부러울 것 하나
없이 자란 수전이 오직 사랑과 서로에 대한 신뢰만으로 백년가약을 맺은 얘기는
러브스토리의 전형과도 같아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결혼반지는
4만원짜리, 결혼식 하객은 모두 합쳐 7테이블밖에 되지 않았다니, 지금은 오히려
그것이 멋진 추억으로 남는다고 한다.
수이볜은 선거유세 내내 연단에 오를 때면 먼저 아내에게 다가가 어깨를 감싸는
것을 잊지 않았다. 바쁜 일정으로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그로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아내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말한다. 가난했던 남편을
훌륭히 내조해 총통으로 키우고, 그런 내조로 총통의 자리에 오른 남편이 이젠
아내의 휠체어를 밀면서 무언가 귀엣말로 속삭이는 모습이 여간 보기 좋은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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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면봉 ●
-- 정치 신인들, 정치판 염증내며 사퇴 속출. 선현께서 군자는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라고 했거늘.
-- 검찰, 병역비리 혐의 정치인 아들들 소환. '정치 검찰'인지
'특권 정치인'인지 결판냅시다.
-- 일 해안에 한글 적힌 화학약품 용기 1만 개 흘러가. 그래도 빈 그릇
흘러간 게 그나마 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