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입고 가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오는 26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최고 관심사는 물론 어떤 배우, 어떤 감독, 어떤 영화가 상을 타느냐다.
그러나 누가 어느 디자이너 옷을 입고 나오는지도 수상작 발표 못잖은
화제다. 워낙 패션에 민감한 동네라 영화배우와 영화감독, 영화사 관계자와
이들의 아내와 남편, 자녀, 친척, 친구, 홍보담당자 등 시상식 참석자 들은
한달 전부터 몸매 만들기와 피부관리에 돌입한다.
누구보다 바빠지는 사람들이 패션 디자이너와 스타일리스트들. 드레스,
턱시도, 보석, 머리와 화장 스타일을 고르느라 헐리우드가 온통 난리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옛날엔 물론 달랐다. 1945년 잉그리드 버그만은
그 전해 입고 나온 옷을 그대로 입고 나왔다 화장도 안한 채였다. 지금
헐리우드 분위기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헐리우드에 속속 도착한 베르사체, 아르마니, 캘빈 클라인, 프라다 등
톱 디자이너들은 배우들에게 드레스 디자인을 돌리며 구애 중이다. 전세계에
중계되는 행사인데다가 두고두고 인쇄 매체에 사진이 등장하기 때문에 광고
효과가 대단하다. 레이밴은 보석붙인 선글래스를 배우들에게 씌우기 위해
안간힘이고,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스 시크릿'도 시상식 참석 배우용
속옷을 선보였다.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로 주연 여배우상 후보에
오른 힐러리 스왱크는 키 크고 마른 체형인데다가 수상이 유력시 되면서
가장 많은 드레스 디자인을 확보했다. '아메리칸 뷰티'의 아네트 베닝은
지금 임신 8개월째. 그러나 디자이너들이 몰리기는 마찬가지다.
핑크 등 파스텔 컬러가 대세였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금색, 은색,
붉은색 등 화려하고 강렬한 컬러가 주류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
스타일리스트들은 남성들 사이에서는 하얀 넥타이와 짙은 감색 턱시도가
유행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얼마전 그래미 상 시상식에서는 가수겸 배우
제니퍼 로페즈가 배꼽까지 푹 패인 베르사체를 입고 나와 전 세계 눈길을
모았다. 다소 보수적 분위기의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충격 패션'이
등장할지 관심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