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만화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작품의 가장 큰 약점은 `재미'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호스노 후지히코의 `갤러리 페이크'(서울문화사)는
`재미'와 `교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고 있다.
`갤러리 페이크'는 말 그대로 복제품 전문 화랑을 뜻한다. MET, 즉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하던 후지타 레이지가 주인공
캐릭터. `교수'란 별명이 붙어 있을 만큼 실력있던 그는 박물관내 권력투쟁에서
패배한 뒤 일본에 돌아온다. 그리고 자기 도취와 과시욕에 빠져 있는
졸부들에게 복제품을 진품으로 속여 팔아먹는 전문화랑을 연다.
에피소드별로 전개되는 `갤러리 페이크'는 기본적으로 드라마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다. 정통의 길을 포기한 불우한 주인공, 세계 최고의 명작을 둘러싼
암투, 옛 미술품을 찾기 위한 모험까지 흥미진진한 극적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 위에 세계적 걸작과 그에 얽힌 각각의 일화, 미술 용어에 대한 친절한
해설, 큐레이터와 복원가 등으로 구성되는 전문가 집단 크리에의 세계 등
`전문적인 양념'을 듬뿍 제공한다.
만화 애호가들 중에는 "내가 배워야 할 모든 것들은 만화에서 배웠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갤러리 페이크'가
당신의 미술적 교양을 폭넓게 해 주리라는 데는 이론이 없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