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건길 신임관장...영화상영등 시민참여 유도 ##
"제가 가장 먼저 역점을 두어야 할 일이라면, 아무래도 박물관의 전문
인력을 증원하는 것입니다. 박물관의 연구직은 특수직이라 일반 기업의
신입 사원 채용처럼 일괄적으로 공채를 할 수도 없습니다. 지금부터 장기
계획을 세워 보다 훌륭한 박물관 전문가들을 증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신임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결정된 지건길 주불 한국문화원장은 『방금
서울로부터 통보를 받은 상태라, 아직 마음의 준비가 충분히 안됐는데…"라고
했지만, 그동안 내심 품고 있던 국립박물관 운영의 밑그림을 어렵지 않게
제시했다. 용산으로 이전해서 새로 문을 열 국립중앙박물관이 그 밑그림의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다.
지건길 신임국립중앙박물관장은 "세계적 박물관을 만들기 위한 계획을
마무리짓는 데 충실하겠다"고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좋은 박물관이 되기 위한 3대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설비와 시설
▲소장 유물 ▲구성 인원입니다. 그중 제일 중요한 문제는 박물관을
구성하는 인원 문제입니다. 문화예산 1% 시대를 맞았는데, 적지 않은 그
예산이 실질적으로 쓰여할 곳에 가야한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박물관의
하드 웨어(건물과 시설)보다는 소프트웨어(인력) 양성에 더 많이
배정됐으면 합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주불 한국문화원장을 지낸 경험을 가리켜 "문화재
전문가로서의 재충전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루브르 박물관은 물론
소장 유물과 시설, 전문 인력 등에서 우리와 큰 차이가 납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박물관에 대한 국민의식 수준에서 배울 것이 더
많습니다. 국립박물관에 막대한 예산을 들이는 국가 정책을 이해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 단체들의 지원에서 부러운 점이 많습니다."
그가 본 루브르 박물관의 매력은 일반 시민들에게 늘 열려있는 문화공간이란
점이다. 박물관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문화유물 강좌, 특정 주제별로
열리는 영화 상영과 토론회, 루브르 소장 미술품을 베끼는 아마추어
모사화가들의 모임 운영 등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박물관에 대한 시민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관장은 인터뷰 내내 '시민과 친숙한
박물관'을 강조했다.
최근 김대중 대통령이 프랑스를 방문, 시라크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갖는
자리에서 외규장각 도서 문제를 다시 거론했다. 김대통령은 주불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우리에게 되돌려줘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프랑스 정부가
일단 장기 대여하는 형식이라도 취하기로 했다면, 가능한 한 빨리 실행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라크 대통령은 "양국 전문가 협상
대표자들을 한 방에 가둬놓고 결론을 내리기 전까지는 못나오도록 하자"고
농담을 던졌다는 것. 지건길 관장은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양국
전문가들이 서로 협의한 스케쥴에 따라 논의를 해서 좋은 결론을 얻기를
바란다"고만 말했다.
지 신임관장은 18일 취리히에서 열리는 한국 문화 유물 해외전시회 개관식에
참석한 뒤 곧바로 서울로 돌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