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는 6일 강원도 홍성에서 평소 말하지 않던 이야기들을
했다. 좀 진보적인 한 장관이 "1950년 공산군이 쳐들어왔을 때 왜 대항했느냐,
통일의 기회를 잃었다"고 말해, "안되겠다 싶어 경질하도록 야단치고
막했다"는 것이며, 또 현정권 핵심 인사 가운데 일부는 "모스크바 삼상회의 후
찬탁한 사람들"이라는 것이었다.
그 장관이 어느 정부의 인사였는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경질하도록
야단쳤다』는 말로 자신이 총리로 재임했던 현정부의 일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찬탁한 정권 핵심인사들 이야기를 하면서도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워 하늘을
찔렀다. 엄지손가락은 흔히 '제1인자'를 뜻하므로, 연설 맥락에선
'대통령'을 의미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인화성이 큰 내용이었던 만큼, 그 인사들이 누구냐는 질문이 빗발쳤다.
그러나 JP 자신은 무응답이라는 장막 뒤로 몸을 숨겼다. 대신 측근들이 나서서
6·25발언 장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면 알 것"이라고 했다가 "현정권엔
없다"고 했고, 찬탁 인사에 대해선 "현 지도층에 있다"고 했다가 "말
그대로만 써달라"고 주문했다.
7일에는 자민련 부대변인이 나서서 "이제는 민주당이 답할 차례"라며
대리전의 포문을 열었으나, JP 자신은 무책임한 침묵을 계속 지켰다.
97년 대선 이래 DJ의 열렬한 지지자였고, 98년 1월8일 "김대중 당선자에
대한 그간의 인식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던 JP가 지금 돌연
태도를 바꾸어 DJ와 현정부를 색깔론으로 공격하는 이유를 국민들은 궁금해한다.
그는 정말 친북 장관이 포함된 내각의 총리를 맡고 있었던 것인가. 아니면
자민련의 득표를 위해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선동 대열에 나선 것인가.
일단 말을 뱉은 이상, JP는 그 진상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