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이탈 세력들의 제4당 창당 움직임에 이어, 24일에는 자민련이 야당
선언을 함으로써 16대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1여3야 구도가 된 것이다.
자민련의 야당 선언은 이번 총선에서 청와대와 민주당을 공격하겠다는
신호탄이다. 지난달 24일 시민연대의 낙천자 명단 발표 이래 '공조 파기'를
주장했으나 현장에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이번 회견은 그런
분위기를 아예 없애버리겠다는 취지이다.
그 동안 영남권 의원들은 ‘공식 회견을 통한 파기 선언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견해를 공식 문서로 만들어 당에 전달했고, 박철언 부총재는 전날
당사를 방문, 육성으로 이 뜻을 다시 전달했다.
앞으로 선거전이 본격화하면 민주당과 자민련 공방은 다른 여야 공방과
다를 바 없이 전개될 것 같다. 일부 지역에서는 왕년의 여당 색을 씻기 위해
자민련이 더 집요하게 여당을 공격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이번 여여 공조 파기는 선거용이지 DJ-JP간의 완전한 결별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이 많다. 먼저 시기적으로 특별한 추가 분쟁
사유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회견이 느닷없이 준비됐다. 청와대, 민주당과
틀어진 것은 이미 만 1개월째이고 연합공천도 이인제 민주당 선대위원장의
논산-금산 출마 발표로 오래 전에 결판났기 때문이다.
또 공동정권의 본질 문제인 박태준 총리 문제는 건드리지 않았다. 박 총리는
15대 국회가 사실상 끝나고 선거전에 돌입한 현 상황에서 공동정부 존속을 알리는
유일한 상징. 기자들의 질문도 박 총리의 사퇴 혹은 탈당 여부에 집중됐으나
이 총재는 끝까지 "그 분들이 현명하고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을 것이니 거취는
각자의 판단에 따라 알아서 할 것"이라고 피해갔다.
이 총재는 또 총선 후 공조 문제에 대해서도 "총선 정국의 변화 추이를
지켜보면서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했다. 막가는 언행을 하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민주당은 선거가 끝나면 공조는 복원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