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13일 「차이나(China)」란 이름이 나스닥(NASDAQ) 시세판에
등장했다. 거래 첫날 나스닥 마감 때 「차이나」의 한 주 가격은 67달러.
시작가에 비해 세 배 이상 오른 가격이었고, 해당 기업에는 14억달러의
시장가치라는 흥분을 떠안겨 주었다. 아시아지역 포털사이트 운영업체로는
첫 나스닥 등록 기업에 쏟아진 투자가들의 관심이었다. 홍콩에 기반을 둔
인터넷업체 「차이나닷컴(china dot com)」이 나스닥 시세판에 뜬
「차이나」의 주인공이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는 피터 입(Peter Yip·47). 홍콩에서 태어나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딴 이 사람을 두고 투자가들은 「전형적인 홍콩 상인」을
떠올린다. 컴퓨터전문가와 사업가의 이미지가 융합돼 나타나는 실리콘밸리
스타일의 경영자들과는 다른, 탁월한 세일즈맨의 이미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홍콩의 한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좀 진부한 비유이긴 하지만, 그를 두고
「에스키모에게 얼음을 팔 수 있는 사람」이란 표현을 쓰기도 했다.

차이나닷컴의 나스닥 등록에 관해 작년 10월 초 아시아위크지가 내보낸
기사를 보면 어떤 얘긴지 감이 잡힌다. 차이나닷컴이란 회사가 어찌 보면
나스닥에서 열광적인 평가를 받을 만한 회사도 아니었다는 게 기사의 요지다.
아시아위크는 이 사이트가 거대한 중국시장에서 앞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백만명의 잠재적 네티즌들을 흡수할 위치에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최근
회사의 실적을 보면 별게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저 「china.com」이란
포털사이트의 인터넷주소(URL) 정도가 눈에 띄는 실질적 자산 아니냐는
것이다.

중국어로 운영되는 또다른 포털사이트들이 훨씬 완벽하게 만들어져 있고,
또 더 많은 네티즌들을 끌고 있다는 것은 통계로 증명된다. 그런데도 그는
나스닥 첫 등록이란 얘깃거리를 만들어내면서 「차이나」란 심벌까지
얻어냈는데, 그것이 바로 탁월한 세일즈 감각 덕이었다는 것이다.

지난 94년 차이나인터넷주식회사(CIC·China Internet Corp.)로 시작한
차이나닷컴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신화사통신(Xinhua News Agency)과 제휴했다.
차이나인터넷주식회사는 차이나와이드웹(China Wide Web)이란 지역네트워크를
운영하면서 든든한 제휴세력을 얻었고, 신화사통신은 이론적으로나마 중국인들이
인터넷의 검열되지 않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길을 차단할 수 있었다. 그러나
99년 중반 나스닥 등록을 위해 피터 입이 분주할 때, 신화사통신과의 제휴는
미국 투자가들에게 눈엣가시였다.

이때 「탁월한 세일즈맨」 피터 입의 선택이 빛을 발한다. 기업공개를 3주
앞두고 차이나닷컴은 10%의 지분을 AOL에 넘긴다고 선언했다. 분위기는
급변했다. AOL과 「china.com」이란 가치있는 이름의 제휴. 투자가들에게
일거에 「신화사통신과의 제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켰다.

차이나닷컴이 운영하는 포털사이트의 품질과 나스닥 등록 과정에서
세일즈맨으로서의 피터 입이 부각되는 게 사실이지만, 차이나닷컴의
포털사이트는 회사가 펼치는 사업 중 일부분이다. 차이나닷컴은 아시아지역을
포괄하는 통합 인터넷회사를 표방한다. 「china.com」과 「cww.com」 사이트를
통해 중국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포털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 외에,
자회사 웹커넥션을 통해 캐세이퍼시픽 등의 주요기업들에 웹디자인 등
통합적인 웹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또 24/7미디어 아시아를 통해서는
온라인 광고사업을, AOL과 제휴해 만든 AOL홍콩을 통해서는 「aol.com.hk」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차이나닷컴의 작년 매출은 1600만달러 정도. 나스닥 등록 전인 98년에
비해 약 5배 증가한 수치이고 올해엔 38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아시아 7개국에 12개의 사무실을 두고 650여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나스닥 등록 후 반년쯤 지난 「차이나」의 요즘
주가는 130달러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