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퇴직후 재취업할 경우 연금지급액의 절반이 깎이게 되는 정부출연기관
수가 올해 4천890개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나면서 연금 수령액이 삭감된
퇴직공무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개정된 공무원연금법 시행규칙에는 '공무원연금지급 정지대상기관'의
범위가 '국가가 자본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출자한 기관'으로 모호하게
표현돼 있어 법령만으로는 얼마든지 악용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행정자치부와 정부출자기관들에 따르면 최근 공무원연금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공무원연금지급 정지대상기관이 현행 '정부의 50%
이상 출자.지원기관'에서 정부가 출자.지원한 모든 기관으로 확대되자
해당 퇴직 공무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대부분 같은 정부출연기관이라고 해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뿐
아니라 퇴직 공무원들간에도 임금 격차가 큰 상황에서 일괄적인 연금액 절반
삭감은 불공평하다는 것.

특히 개정된 시행령은 정부가 전체 자본금의 단 1%만이라도 투자할 경우
해당기업체에 재취업한 퇴직 공무원의 연금지급이 절반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정부가 고갈된 연금 기금을 채우기 위해 연금수령자가 다수 재취업한 민간기업에
대해 의도적으로 소액 출자를 할 가능성도 허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가 간접투자한 A회사 간부 P씨는 "정부기관도 아닌 정부 일부 투자기관에
최근 재취업한 퇴직 공무원들은 연금 삭감에 불만이 많을 수 밖에 없다"며 "특히
모호한 법규정 때문에 불안해하는 퇴직공무원들도 많다"고 전했다.

퇴직후 B회사에 재취업한 지 1년이 넘은 K씨는 "재취업자라고 해도
연봉수준이 천차만별인데 일괄적인 연금 삭감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연금이 깎이더라도 봉급 수준에 따라 탄력적인 운용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행자부 관계자는 "연금지급 정지대상기관 확대는 3년전 이미
예고돼 유예기간을 충분히 가진 상태"라며 "기관의 범위를 특정 비율로 못박을
경우 정부출연.지원기관의 경우 이에 못미치는 출연금을 요청하는 등 악용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행자부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이달초부터 정부출자기관별로 연금지급정지
대상자 신고를 받고 있는데 이번 법개정으로 퇴직공무원 5백여명의 연금액
30억여원이 줄어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