훤칠한 키에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 미남 탤런트 주진모(26)는 요즘 손톱
밑에 때가 까맣게 낀 것도 모를만큼 바쁘다. 인터뷰를 하러 나타난 얼굴도
피곤에 절었다. 28일 첫 방송을 앞둔 KBS 2TV 미니시리즈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월-화 밤9시55분) 촬영에 온종일 매달리느라 날마다 파김치다. "아침
6시에 나가면 새벽 서너시에 들어오는 게 보통이에요. 어떤 때는 단 한 장면을
찍느라 하루종일 매달릴 때도 있어요."

'성난 얼굴로…'는 범죄자인 형과 그를 쫓는 형사 동생의 갈등, 주먹패와
재벌 딸의 사랑, 술집 여자로 전락한 첫사랑과의 재회 등으로 만화같은
구성이다. 주진모는 스물다섯먹은 주인공 이동훈 역. 암흑 세계 2인자다.
'조직'내 암투, 자기를 체포하려는 동생과의 신경전, 재벌 딸과 조건없는
사랑을 나누는 연인 등 극적 캐릭터를 맡는 행운을 누린다. "폼나는
배역입니다. 오히려 너무 멋진 역이라 식상하지 않을까 신경쓰고 있습니다."

야구 방망이와 각목이 난무하는 격투 장면에서도 대역을 쓰지 않는다.
태권도는 공인 2단이고, 권투도 기본기는 익혔을 정도로 뛰어난 운동실력
덕이다. "무술감독이 처음엔 대역을 대기시키더니 며칠 보다가 대역은
돌려보내더군요." 그동안 정신없이 치고 받는 연기만 찍던 그는 마침 인터뷰
하러 온 날 처음 로맨틱한 분위기를 맛봤다. "극중 연인인 정희와 처음 만나는
신이었어요. 이런 맛도 있구나, 새삼스런 느낌이었습니다."

주진모 연기 경력은 짧다. 지난해 영화 '댄스 댄스'와 '해피 엔드'
두편을 했고, 작년말 동성애를 다룬 KBS 특집극 '슬픈 유혹'에 출연한 게
전부다. 시작부터 화려하게 주연으로 데뷔했으나 연기력은 평가받지 못했다.
하지만 젊은 층 사이에선 "한 게임 더 할래"하는 박카스 CF와 송윤아와
함께 나온 커피 CF로 폭발적 인기를 누린다. '슬픈 유혹'에선 구조 조정
대상인 회사 선배에게 연민을 느끼는 후배역을 맡아 동성애 연기를 그럴
듯하게 해냈다. 이 작품 연출가로, '학교'에서 장혁과 배두나를 스타로
만든 이민홍 PD는 "이정재나 정우성 못지 않은 스타가 될 재목"이라고
평가한다.

주진모는 고교 시절 헤비메탈 그룹을 만들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을
만큼 끼가 많았다. 굵은 저음이 반항적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드라마 제목은
영국 작가 존 오스본이 쓴 동명 희곡에서 따왔다. 아웃사이더로 살아가는
젊은 남녀의 시련과 좌절을 그린다는 측면에선 맥락이 닿는다. 그는 "몸은
힘들지만 정신적으론 풍요롭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