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으로 대표되던 미국 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에 '왕조'를 세웠던 충신들이 모두 불스를 떠났다.
농구뿐 아니라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90년대 최고의 구단이었던 불스
왕조의 마지막 '가신' 토니 쿠코치(32)가 17일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로
이적함으로써 시카고 주역들은 이제 모두 뿔뿔이 흩어졌다.
유고 출신인 쿠코치는 NBA 최고의 ‘식스맨’으로 불릴 만큼 골밑, 중거리,
외곽에서 빼어난 활약을 보인 올라운드 플레이어. 조던이나 스카티 피펜, 데니스
로드먼처럼 각광을 받지는 못했으나 2 9의 장신으로 파워포워드 역할을 하다가도
고감도 3점슛을 쏘아대 상대에 치명타를 가하곤 했다. 시카고 멤버로 93∼94
시즌부터 436게임에 출전해 평균 14.1득점. 쿠코치의 3각 트레이드 결과 시카고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존 스탁스와 다음 시즌 신인 1순위 지명권을 확보했다.
AP통신은 "팀 재건을 위해 쿠코치 방출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불스
구단의 코멘트를 전하면서 "불스 왕조에 공식 사망선고가 내려졌다"고 표현했다.
불스는 91-92-93년과 96-97-98년 두 차례 3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영광의 주역은 역시 조던. 99년 은퇴할 때까지 시즌 MVP 5차례, 3년 연속
챔피언전 MVP 수상, 통산 10차례 득점왕 등 살아있는 전설로 군림했다. 그러나
조던 혼자 불스의 영광을 일군 것은 아니었다. 89년 필 잭슨 감독이 부임하면서
조던의 신기는 빛을 발했다. 잭슨 감독은 조던과 피펜, 로드먼, 스티브 커,
룩 롱리 등 개성 있는 선수들을 조율하면서 불스 신화를 일구었다. 98년 잭슨
감독이 팀을 떠나자 조던도 "농구에 대한 열정이 식었을 때 떠나겠다"는 자신의
말처럼 은퇴했고, 피펜-로드먼 등도 "잭슨 감독과 조던 없는 불스는 상상할 수
없다"며 팀을 떠났다. 잭슨 감독은 LA레이커스에서 새 왕조 건설에 여념이 없다.
불스가 무너지기 하루전인 16일 스포츠전문 케이블TV인 ESPN은 조던을 90년대
스포츠맨 중 '최고 선수'로, 잭슨 감독을 '최고의 감독'으로, 불스를
'최고의 팀'으로 각각 상을 줘 화려했던 불스의 몰락을 더욱 쓸쓸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