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머리가 앙증스런 꼬마 돼지가 돌아왔다. 이번엔 무시무시한 고층
빌딩 대도시가 무대.
'꼬마 돼지 베이브2(Babe: Pig in the cityㆍ19일 개봉)는 목가적
분위기의 전편에 비해 훨씬 수선스럽고, 수다스럽다. 시골 돼지 도시
수난기 형식을 빌어 조지 밀러 감독은 세상살이가 퍽도 힘들다는 것,
도시란 곳은 강한 자가 살아 남는 정글이란 것을 강조한다. 덕분에
다양한 '악당'과 어두운 마천루 뒷골목이 등장,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한편의 동화 같은 영화이되, 담겨 있는 이야기는 어둡고 깊어서
형식과 내용이 종종 충돌한다. '영웅' 베이브는 우정과 신의의 미덕을
강조하는 도구로 사용되지만, 고생 끝에 그에게 돌아가는 보상은 너무도
의도적이라 억지로 믿어주기가 어색하다. 그러나 눈높이를 훨씬 낮춰,
어린이들에겐 즐거운 기회가 된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뭐든지 만들어내는 매끈한 요즘 영화들에 비하면
이 영화는 수공업의 따뜻함을 지키고 있다. 돼지와 오리, 오랑우탄,
침팬지, 떠돌이 개, 고양이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실물 등장이다. 화면
속 동그라미 인서트에 등장하는 생쥐 중창단은 여전히 앙증맞고 유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