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가 범죄혐의가 있다며 경찰관이 경기진행중인 운동장에
뛰어들어 선수를 끌어낸 꼴이다." 검찰이 한밤중에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을 체포하려한 사건을 둘러싸고 정가에 설전이 난무했으나, 엊그제
민주당 노무현 의원이 터뜨린 이 말처럼 정곡을 찌른 비유는 찾기
힘들다. 집권당 현역의원 입에서 이런 독설이 나왔다는 것도 아이러니다.
페어플레이와 팀워크를 중시하는 축구에서 상대편 선수 한명을 끌어내면
공정한 경기를 치를 수 없다. 더군다나 현행범이 아닌데도 느닷없이 경찰이
그 선수를 끌어내려 했다면 관중석에서 분노의 야유가 터질 것이다. 한쪽을
약세로 만드는 것도 비겁하지만 그 여파는 자기 팀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스포츠의 생리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검찰이 정 의원을 체포하려는 것은 '적절치 못한
수준을 넘어 무책임하고 치졸한 행위'라는 노 의원의 성토는 검찰뿐 아니라
집권당도 곱씹을 필요가 있다. 게임을 공정하게 진행할 때 관중들은 이편
저편으로 나뉘어 응원을 하게 된다. 그런데 저쪽 팀 선수를 이쪽에서 고의든
실수든 딴지를 건다면 관중들은 이쪽을 비난하며 등을 돌릴 것이다.
정 의원 문제에선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대변인을 내세워 원색적인 공방을
고집할 게 아니라 서로가 한발씩 물러나 냉정을 찾아야 한다. 집권당은
검찰이 알아서 한 일이라고 발뺌만 할 것이 아니라 선거를 앞두고 이번 일이
공정한 게임 룰에 위배되지 않았나를 반성해야 한다. 한나라당도 '군사독재
때도 없던 작태'니 '막가파식 정권'이니 비난만 퍼붓지 말고 정 의원을
출두시키는 등 법을 지키며 투쟁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인정해야 한다.
어쩌다 우리 정치판이 축구판만도 못하게 됐는지 한심스럽다. 본게임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진흙탕 싸움질이니 관중들은 경기장을
떠나고 싶은 심정이다. 축구경기에서 최악의 실수는 자살골이라던데,
이러다간 양쪽 모두에 자살골 홍수가 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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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면봉 ○
-- 러시아, 남북한-미-중-일-로 6자회담 구체화 하겠다고. 왜, 한반도가
피자로 보이우?
--여-야, 공천 막판에 당내 갈등 심각. 안에서 잘 안되는 일이라면
차라리 아웃소싱 어때?
--'대전 법조비리사건' 리종기 변호사 무죄선고. 시끄러웠던 법조파동은
온 국민의 악몽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