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는 이달에 사상 유래없는 107개월 연속 호황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생산성 증가를 기반으로 고성장, 저인플레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고 있다. 인터넷, 컴퓨터 등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신경제(New Economy)」가 세계화(globalization)을 통해 전 세계적
차원에서 경쟁력 우위를 입증하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의 전문가 진단을
통해 미국 경제가 거품인지, 성장이 지속될 것인지 여부를 가늠해본다.
( 편집자 주 )
10 여년 전에 비해서 미국의 다우존스 주가지수는 거의 두 배 반 가량
상승한 반면 일본의 니께이 주가지수는 절반 가량 하락하였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미국경제가 거품인가? 일본경제가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인가? 그 대답은
미국경제는 거품이 아니고 일본 경제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경기조정 과정에서 미국의 주가지수가 상당 부분 하락할 가능성은 있다.
그렇지만 그것이 미국 경제가 현재 거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미국은 지난 수년간 실업률을 4.5%, 물가상승률을 2.5% 수준으로 떨어뜨리는데
성공했다. 물가가 안정된 상태에서 고용은 완전고용 수준이다. 지난 분기 미국의
생산성 증가율이 5% 수준에 이른다고 한다. 냉전 붕괴에 따른 군사비 절약,
그리고 경기 상승에 따른 세수 증대로 국가 재정도 균형을 이룬 상태이다.
국제수지 적자가 늘어나는 것을 우려하지만 아직까지는 미국 경제가 강해서
수입이 늘어난 반면 다른 지역의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로 치부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강한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멀리는 냉전 체제의 붕괴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냉전 체제 붕괴 후에 범세계화(globalization) 현상이
국제질서를 대체하면서 미국이 이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범세계화의 두 축은 기술과 자본이다. 미국은 인터넷(internet)으로 대변되는
정보 기술과 국제금융에서 절대적인 주도권을 행사하고 범세계화의 이점을 최대로
활용하며 세계경제를 이끌어 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재 전자상거래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 광고는 '.com' 이 주도를 하고 있다. 전자상거래는 생산 혁신, 거래 혁신,
시장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이런 전자상거래 확산에 따른 생산성 상승은 적어도
상당기간 미국 주도로 계속될 것이며 그러는 한 미국 경제는 물가안정을
유지하면서 계속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미국의 생산성 혁명을 가져 왔는가? 그 것은 시장과 직결된
기술 혁명이다. 윈도우, 인터넷이 전자상거래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기술 혁명이 시장과 직결되면서 생산성 상승과 경기 확산을 가져오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과거 미국의 기술 개발은 시장과는 별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일본이 이러한 기술을 시장과 연결시켜서
그 열매를 차지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미국이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기술 혁명은 생산성 상승과 직결되었다.
미국의 생산성 상승에 따른 경기 확산을 보면서 자유시장경제의 보장과
창의성 개발을 위한 국가 차원의 노력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하게 된다.
자유시장 경제는 정부가 공정한 규칙을 정할 뿐 불필요한 규제와 간섭을
하지않을 경우에 달성된다는 사실이다. 만약 미국의 빌 게이츠를 이류 수준의
관료가 규제하고 간섭을 하려고 할 경우에 과연 정보기술 혁명이 가능하였을
것인가?
현재 미국의 기술 혁명은 또한 창의성 개발을 추구해온 미국 교육의 결실이다.
사고 능력을 개발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미국 교육의 장점이 최근 그
결실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미국 교육의 장점은 기회의 평등은 보장하면서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는
무한한 기회를 보장하여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일 예로 수학능력이
뛰어난 국민학교 학생은 능력이 닿으면 근처 대학에서 수학 과목을 택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학생들을 틀에 밖은 듯이 규격화하지 않고 각자의 능력과
적성을 최대한도로 발휘하게 하는 것이다.
일본의 구조적 문제를 말한다면 그 것은 단지 금융산업의 구조적인 문제 등
경제 구조 문제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아직도 관료가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장 경제, 그리고 기술혁명의 관건인 개인의 창의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교육제도에 보다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이와 더불어 세계적으로 인터넷과 전자상거래가 영어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발생하는 문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결국 일본이 영어를 생활화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정보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의 혜택을 누리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어떠한가? 지금까지 우리경제 발전의 모델은
일본이었고 교과서도 일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구조적인 문제는 일본이 가진 구조적인 문제보다 훨씬 큰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실망만은 할 필요는 없다. 적응력과 순발력에 있어서는 우리가
일본보다 앞설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빨리 빨리"가 우리 부실의
상징이었지만 앞으로 준비 된 "빨리 빨리"는 그 만큼 우리가 새로운
정보산업사회에 순발력과 적응력이 빠르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김인준
하바드대 교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