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스캔들로 창당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독일 기민당이
이번에는 섹스 스캔들까지 관련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더욱 곤경에
처하고 있다.

기민당 비자금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브리기테 바우마이스터(여) 전
기민당 재정담당이 지난 90년대에 군수 업체 티센의 위르겐 마스만 전
사장과 성관계를 가져왔다고 독일 일간지 디 빌트가 14일 폭로했다.

또한 정치권의 스캔들 보도에서 잇따라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 바 있는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도 바우마이스터와 티센과의 특수한 관계가
비자금 스캔들의 연결고리를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주간신문 벨트 암 존타크는 바우마이스터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당시 헬무트 콜 총리 정부가 티센 제품을 외국에 수출하도록 허용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바우마이스터는 지난 97년에 콜 총리에게 수차례 편지를 보내 티센의
무기를 외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종용했으며 바우마이스터의 로비로 티센은
한국에 경찰용 장갑차, 인도에 잠수함, 칠레에 레오파드-1 탱크를 수출할
수 있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마스만 전 사장은 지난 91년 티센이 사우디아라비아에 탱크 36대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탈세, 배임, 뇌물공여 등의 불법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있다.

기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은 티센이 무기수출을 허용하는 대가로 기민당
정부에 거액의 뇌물을 건네준 사실이 드러나 촉발됐다.

지난해 11월 발터 라이슬러 키프 전 기민당 재정국장의 탈세 혐의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그가 티센의 무기 중개상 칼하인츠 슈라이버로부터 100만
마르크(6억원)를 받았으며 이 돈이 콜 전총리가 관리하던 비밀계좌로
흘러들어간 사실이 드러나 군수뇌물 사건은 비자금 스캔들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한편 바우마이스터는 볼프강 쇼이블레 기민당 당수가 지난 94년 무기
중개상 슈라이버로부터 10만마르크(6천만원)를 받은 사건에 대해 쇼이블레와
엇갈린 주장을 펴 거짓말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쇼이블레는 당시 10만마르크를 슈라이버로부터 받아 당 재정 담당자인
바우마이스터에게 넘겨 주었다고 말했으나 바우마이스터는 슈라이버로부터
자신이 먼저 받아 쇼이블레에게 주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자중 누군가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며 특히 이 돈의 행방이
묘연한 상황에서 누가 최종적으로 돈을 갖고 있었는지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또한 이들은 모두 공식석상에서 선서 증언을 통해 이같은 진술을
했기 때문에 거짓말을 한것으로 드러날 경우 최고 3년형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