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너무 헤퍼!"하는 사내애에게 "금방 바꾸면 되잖아"하고 울상짓는
여대생. 저렴한 휴대폰 서비스를 알리는 이 CF로 김가연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앳된 얼굴에 애교 많은 말투때문에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신인이겠거니
했다.
하지만 그는 93년 '미스 해태' 2위로 뽑힌 '중고 신인'이다. 출연작을
물었더니 'LA아리랑', '맨발의 청춘',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를 계속
들먹인다. 하지만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봐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맨발의 청춘'에선 오욱철씨 애인으로 나왔구요, '우·정·사'에선 돈
떼먹고 튀는 역이었어요." 한참을 갸웃거린 끝에 희미하게 얼굴이 떠올랐다.
그동안 그의 얼굴은 점점 험악해졌지만.
김승현과 함께 나선 019 CF는 작년 추석 연휴때 고려대에서 찍었다. CF
NG장면만 모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마침 멋적은 얼굴로 대사를
반복하는 모습이 잡혔다. 그는 정작 "상대역인 김승현이 저보다 20㎝는 더
커서 키맞추느라 고생했던 기억밖에 안난다"고 발뺌한다.
김가연은 드라마보다는 쇼 오락프로그램에 자주 얼굴을 내민다. 작년에는
거의 매일 채널만 돌리면 TV에 나오기도 했다. "저도 모르겠어요. 왜 자꾸
불려가는지…." 그래도 싫지않는 표정이다. 어제도 '체험, 삶의 현장'
촬영때문에 공주에 내려갔다고 했다. "꿩만두 공장에서 하루종일 사료주고,
반죽하고 야채씻었어요." 인터뷰 날 저녁에도 '감성채널 21'에 나온다고 했다.
설 특집극으로 방송예정이던 MBC '며느리들'에서 넷째 며느리로 촬영까지
모두 마쳤다. 하지만 시어머니역 김을동씨가 출마예정자로 나오는 바람에
방송이 취소됐다. 이래저래 드라마와는 인연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그는
느긋했다. "전 대기만성형이라고 생각해요. 오기가 있어서 그만두지는 않을
거에요." 무엇이든 보여주고 싶다며 벼른다. 가수로 데뷔하고 싶다는 소망도
털어놓는다. 잠깐 출연한 영화 '반칙왕'에선 가라오케에서 이은하의 옛노래를
부르는 장면도 나온다.
스키장에 2번밖에 안가봤다면서 스노보드까지 마다않는 화통한 성격이다.
"포켓볼도 잘쳐요. 예전에 시트콤 함께 했던 변우민 오빠와 내기 해서 돈도
따먹었을 정도예요." 잠시도 손놀림을 멈추지않고 꼼지락거린다.
한양대 무용과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했다. "드라마에서 춤솜씨를 발휘할 기회가
없었다"며 아쉬운 표정이다. 특기를 살려 "사극에서 장녹수같은 역을 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이 '천방지축' 배우는 인터뷰를 깜찍하게 마무리했다. "제
기사 1면에 나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