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로부터


회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IT클럽에 대한 회원
님들의 분에 넘치는 호의가 이 서비스를 이어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거듭 고맙습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시고, 클럽지기와
회원들의 휴식을 위해 IT클럽은 다음주 화요일(8일)부터
발송하겠습니다.

(*황순현 icarus@chosun.com *)

■ 테헤란 밸리 명칭에 관한 단상

안녕하세요, 회원 여러분. 신진상 입니다.

저는 IT기자를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출입처가 테헤란로로
굳어졌습니다. 직장은 여의도에 있지만 발로 뛰는 IT전문 기자를
자처하는 저는 일주일에 세 번 정도 테헤란로를 찾는 편입니다.

굳이 취재가 아니더라도 실무에 계신 분들과 자연스럽게 이
이야기 저 이야기하면서 네트워크도 쌓고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IT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고민, 걱정, 희망 이런 것들이 마치 제 일처럼
느껴집니다.

테헤란로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처럼
친숙하게 느껴지면서 테헤란 밸리라는 이름도 제게는 아주
익숙하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그 이국적인 지명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 드릴까 합니다.

원래 테헤란로의 이름은 삼능로였다고 하는군요. 테헤란로
중심에는 조선왕조 제 9대 임금인 성종의 능인 선릉을 비롯한 몇
개의 릉이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러다 70년대 중동 특수가 열리면서 다분히 외교적인 차원의
'올리브 브랜치'로서 이름을 테헤란로로 바꾼 것이라고
하더군요. 당시는 펠레비왕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이란이
아랍에서는 선두주자였으니까요. 테헤란 밸리는 테헤란에 벤처를
상징하는 벨리가 붙어 생긴 일종의 조어인 셈이지요.

요즘 정보통신업종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큰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표면 위로 떠오르지는 못했지만 이 테헤란 밸리의 명칭을
놓고 한바탕 설왕설래가 있었습니다.

지난 달 24일인가요. 포스코 센터에서 열린 벤처 대회에서
테헤란로 일대를 서울벤처벨리라고 명명하기로 하면서(정식
공표는 연기됐다고 합니다만) 테헤란로라는 행정지명은 그대로
유지하되 패션이나 생명공학 등 다양한 업종의 벤처들을 모두
포괄한다는 의미에서 서울벤처밸리라고 부르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는 별다른 소식이 들리지 않습니다. 정통부는
디지털 스트리트를 밀었고 산자부와 중기청은 다른 이름을
밀면서 아마 정부 내에서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어차피 이름이야 사람이 불러 줘야 그 이름 값을 하는 것일
터인데 아직 서울벤처밸리라는 표현은 신문지상에서나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피부로 느끼는 대세는 여전히 테헤란 밸리인데 테크노
밸리, T-밸리, 디지털 밸리라는 이름도 부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상황이죠.

먼저 테헤란 밸리. 이 명칭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자연스럽게
통용되기 시작한 이름인데 그 대중성에도 불구하고 왜 서울,
아니 한국의 얼굴이 될 수 있는 그런 거리에 외국의 수도 이름이
붙느냐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테헤란로 바깥에 계신
분들이 이런 지적을 많이 하시는 편입니다.

한편 테크노 밸리는 정보통신부 주도로 8개의 벤처창업투자사가
모여 만든 한국소프트창업자문이 지역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하면서 붙인 명칭인데 아무래도 사업을
위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인식이 드는군요.

디지털 밸리는 지난해 말 벤처기업인들이 모여 '인터넷 코리아
디지털 강국' 캠페인을 마친 뒤 기업인들의 중지를 모아 붙인
민간주도형 이름이었죠. 정부가 벤처드라이브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약간 주춤한 상황입니다.

T-밸리는 테헤란 밸리 다음으로 테헤란로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이름입니다. 한 홍보대행사가 IT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 바로 T-Valley
Club이었고, 테헤란 밸리의 화두가 되고 있는
테헤란-테크날러지-트렌드 등 세 가지 개념을 모두 포함한다는
뜻에서 지은 명칭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테크노도 T로 시작하죠. 테헤란로의 모든 소식을 담는 지역
포털 T-밸리닷컴이 생기면서 이 이름은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T-밸리닷컴에서 진행중인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T-밸리를 지지하는 것으로 드러나 있습니다. 그
뒤를 테크노 밸리와 디지털 밸리가 잇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울벤처밸리는 생각보다 낮아 이채롭습니다.

테헤란로에 계신 분들은 실제 테헤란밸리라고 부르던 T-밸리라고
부르던 그 이름이 무슨 상관이 있냐는 반응이 지배적입니다.
단지 민간 차원에서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는 논의를 정부가
나서서 인위적으로 마무리지으려는 태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뿐이죠.

정부가 의견조율을 마친다면 서울벤처밸리라는 이름이 서서히
대표성을 획득해갈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이 이름 짓기 해프닝
속에서 저는 이런 삐딱한 생각도 드는군요. 꼭 밸리라는 명칭이
붙어야 벤처나 디지털을 상징하는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죠.

제가 알기로는 실리콘 밸리라는 명칭도 그 부근에 계곡이 있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라고 들었습니다. 그 지역 자체가 구릉으로
돼 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게 됐다는 것이지요. 벤처의 원조인
미국에서도 밸리라는 명칭이 붙는 벤처 특구 같은 곳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뉴욕에는 실리콘 앨리라고
있지요.

그런데 우리는 첨단일수록 외국어로 멋들어지게 표현해야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밸리만
하더라도 포이·양재 밸리가 있지요. 또 분당 밸리가 있습니다.
심지어는 게임 업체들이 모여 있는 마포쪽을 가리켜 마포
밸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너무 밸리가 남발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드는군요.

여하튼 그냥 사람들이 부르는 대로 부르게 놔두자, 아니다 좋은
이름을 만들어 널리 유통시켜야 한다는 쪽으로 여론은 양분되는
것 같습니다. 회원 여러분들은 어떤 입장이신지 무척
궁금하네요.

감사합니다.

(* 신진상 sailorss@ahapc.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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