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규 통일부 장관이 2일 밝힌 '이산가족 교류촉진 지원계획'은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달 5일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산가족 문제는 정부가 98년과 99년 두차례의 차관급 회담에서 비료지원과
연계하는 등 최우선 과제로 다루어 왔으나, 해결되지 않았다. 때문에 정부는
북한당국과의 공식 협상을 통한 해결 노력과는 별도로, 증가 추세에 있는
민간차원의 비공식 생사 확인과 상봉을 적극 지원키로 한 것이다.
생사 확인은 97년 164건에서 98년 377건, 99년 481건으로, 상봉은 97년
61건에서 98년 108건, 99년 195건으로 급증했다. 또한 이산가족 상봉을
목적으로 한 북한방문도 98년 1건에서 작년엔 5건으로 늘어났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도 달러를 벌 수 있다는 점에서 비공식 상봉은 어느 정도
묵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통일부의 '지원계획'은 특히 70세 이상의 고령 이산가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동안 생사 확인과 상봉에 드는 경비 지원대상은 생활보호대상자와
국가유공자에 한정돼 있었으나 70세 이상 이산가족이면 누구나 경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했다. 또 이들이 '이산가족찾기 신청'을 할 경우, 정부가 가동할 수
있는 정보기관이나 대한적십자사 등 공식-비공식 채널을 통해 상봉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기로 했다.
문제는 예산이다. 작년 경우 생사확인 경비지원(40만원) 142건, 상봉(80만원)
81건 등 231건에 1억6000만원을 지출했으며, 금년에는 3억원이 책정돼 있으나,
금액을 상향 조정하고 대상도 늘리면 이 액수로는 부족하다는 게 통일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비용이 얼마가 들더라도 이산가족 상봉을 지원하라"는
김 대통령의 지시만을 믿고 있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