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로부터
안녕하세요. 회원 여러분. 새로 인터넷팀에 합류할 모태준 기자의
글을 소개합니다. 이미 경제과학부 이메일클럽 회원들은 다 아는
분이지만, 이번에 새로 인터넷 팀에 합류해, IT와 인터넷에 대한 좋은
글을 써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 모태준 기자의 첫인사
IT클럽 회원들에게 인사드립니다. 모태준 기자입니다. 꾸버억...
이번에 뜻한 바 있어, 인터넷팀(혹은 정보통신팀)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혹시나 이메일클럽을 통해 제 글을 읽어보신 분들도 있을
터인데, 저는 그 동안 과학분야와 전자-반도체 업종을 주로
맡아왔습니다.
전자라고 하면 굉장히 포괄적인데 구체적으로는 삼성, 현대, LG등
대기업들을 위주로 커버하고 있지요. 과학은 제 공부 전공이기도
하고, 아직도 제 밑천이자 고향입니다. 과학얘기를 하자면 끝이 없을
듯 한데, 결론은 당분간 배고프고(돈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료나
소재 아이디어, 그리고 보도자료, 취재원과의 접촉건수 등을
총칭하는 개념), 외로운 무늬만 과학기자를 떠나 신천지에 한번
몰입해보고자 합니다.
물론 과거에 정보통신부를 간간히 출입한 적도 있고, 귀동냥으로
세간 돌아가는 일은 조금 알고 있습니다. 황순현 팀장은 나이는
저보다 어리지만, 능력이 출중하니 잘 지도해 줄 것으로 믿습니다.
63년 서울산이고 가방줄이 조금 길어 93년에야 조선일보에
입사했습니다. 참고로 고등학교는 최근에도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곤
하는 방배동의 상문고 출신(7기)입니다. 딸-기아빠. 큰애는 초등
2년에 올라갑니다. 이상 신상 프로필이고 오늘 지면 혹은 화면을 통해
3가지 정도 제 소신을 말하고자 합니다.
첫째, 21세기는 새로운 의미의 3D산업이 뜨는 시대다 하는 점입니다.
Digital, DNA그리고 Design입니다. 앞의 IT를 의미하는 디지털은 더
말할 필요도 없고, DNA는 생명공학의 상징입니다.
우리의 벤처비즈니스는 다소 절름발이 격인데, 미국에서는 이미
생명공학 벤처들의 성장율이 IT쪽 벤처들의 성장률을 앞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모든 이의 관심사인 건강, 질병, 수명, 그리고 섹스
같은 화두를 사업비즈니스로 연결한다면, 정말 엄청난 것이
되겠지요.
인간게놈프로젝트니, 암정복프로젝트니, 비아그라니,
셀레라(회사명)이니 하는 말을 한번쯤을 들어 봤을 것입니다. 단
IT비즈니스와는 달리, 생명공학 소위 바이오벤처는 손에 비이커 한번
잡아본 경험이 없으면, 그리고 상당기간 실험실 밥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쉽게 창업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있지요.
또 아이디어-실험-특허-임상 1, 2, 3 단계....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길고 지루한 상품화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 IT와
다릅니다. 각설하고 생명공학에 관심 있는 회원들의 좋은 정보
바라고 있습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이 부분 회사들을 집중 취재하고,
연결하고, 포장하고, 그리고 띄우고 싶습니다.
마지막 3D인 디자인은 단지 외양만 좋게 하는 바깥 디자인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마디로 저는 이를 휴먼 인터페이스라고
표현하는데, 사람을 존중하고, 사람을 아끼고, 사람에게 편하게
다가오는 기술이 뜰 거라는 겁니다. 잘 생각해 보십시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혹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면, 어떻게 사람들에게 다가갈
것인가, 어떻게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이야기입니다. 꿈을 갖자는 것입니다. 대기업 탈출러시를
보면서 혹자들은 저들이 「큰 쓴맛을 볼 것이야, 거품이야, 1-2년 뒤에
보자」라며 벼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모든 요인에는 풀(pull)과
푸시(push), 소위 잡아당기는 힘과 내모는 힘이 함께 작용할 때, 와르르
무너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도 대기업에 있는 친구들이 몇몇 있는데, 공통적인 의견은 대기업
환경이 정말로 개인의 창발성을 가로막기 일쑤라는 것입니다. 이건
사업부서 반대해서 안돼, 이건 대기업이 할게 못돼, 이건 옆에 부서
일이야, 이건 너무 힘이 들어 등등.... 허탈하고 좌절하고... 그러다가
에이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조직의 일원으로 적당히 중간정도의
일을 하며, 시간을 허비한다고 합니다. 물론 잘 나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기업이라는 또 하나의 관료 조직에서 사실 개인은 항상
대체 가능하고 늘 대기자가 쌓여있는 생산라인의 또 하나의 부품이
아닐까요.
벤처기업은 우리의 꿈이자 미래이자 한국 산업구조를 근본부터
뒤바꿀 희망입니다. 고용창출도 높고, 부가가치도 높지요. 언제 한국
산업에서 이만큼 활력 있게 경제의 틀 자체가 빠르게 움직인 적이
있나요. 문어발 식으로 거대 공룡들이 치약부터 반도체 선박까지
독식하고, 하청이니 계열이니 하며 그들 밑에 붙어서 안정적인
공급망 만을 향휴해온 중소기업 체질에 뭔 기술개발이 뭔 신업종이
튀어나오겠습니까. 한국 경제의 미래를 묻거는 테헤란 포이동 양재동
여의도 홍릉 대전 등등 벤처밸리를 보게 하자...
셋째.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아픈 것은 못 참는다는 한국식
복통신드럼에 관한 것입니다.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고, 돈을
벌어도 배가 아프다니. 물론 이는 벤처로 돈을 번 사람들의 야그를 막
기사화하고, 뒷감당 못하는 언론의 책임도 있지만요. 다행히 요즘
일부 벤처회사를 중심으로 사회환원 같은 얘기가 나오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문제는 근본적으로 주식매매에 대한 과세가 이뤄져야
한다는게 제 소신입니다. 일종의 소득세인데 아무런 과세 없이
주식매매차익이라는 단물 알맹이를 수천 억씩 까먹으니, 보는 이들이
허탈하지 않겠습니까.
헌대 잘 따져 봅시다. 현재 국내 벤처기업이 5000개 정도라지요. 이중
코스닥에 들어온 기업, 장외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기업 등을 몽땅
잡아 10%정도 잡으면 한 500개지요. 나머지는 아직 그야말로 벤처
수준이겠지요. 펀딩을 한 회사까지 토탈로 1000개 잡고, 한 회사의
대주주, 돈댄사람, 그리고 소위 큰 손 등 평균 20명이 떼돈(아마
수십~수백 억 이상)을 벌었다고 합시다. 그러면 약 2만 명이 떼돈
그룹에 오르지요. 그래봤자 인구 4500만 명의 경제인구는 약 2000만
명, 즉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의 약 1000명의 한 명 꼴. 즉 0.1%만이
떼돈 그룹에 끼였다고 할 수 있지요. 너무 미미한 것 아니에요. 벤처
재벌은 신화에 가깝습니다. 특히 누가 주식투자로(회사를 차린게
아니라) 돈을 긁어모았다 하는 것은 정말 일부 소수에 불과하지요.
또 돈번 벤처기업의 대주주들이 일거에 지분을 팔 수도 없으니,
다분히 명목상의 이익일 뿐이지요. 일부 기업처럼 팔고 빠지면 정말
나쁜 사람이 됩니다. 물론 제 계산이 주먹구구식이고 사실 근거는
그리 높지 않아요. 하지만 확실한 것은 언론에 보도와는 달리
주변에서는 큰 돈번 이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것만은 확실하고,
여러분들도 성실하게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자는
것입니다. 돈 벌 기회는 또 올 수 있고, 그것은 현재의 나의 모습의
축적된 결과가 미래로 그대로 이어졌을 때 나타난다는 것이지요.
너무 길었습니다. 각설하고 제 소신은 「더디 감을 두려워 말자, 다만
멈추어 섬을 경계하라」입니다. 멋진 한자말이었는데, 너무 어려워
다 잊어먹었어요. 양해 총총. 이멜은 taimo@chosun.com입니다. 많이
애용 바랍니다.
(* 모태준 taimo@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