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48)=대국에 몰두중인 유창혁의 복장이 이색적이다. 이른바 개량
한복. 장가를 들더니 패션에도 세련미가 물씬 풍긴다. 사실 그는 이번
준준결승에 심신 양면으로 좋지않은 컨디션 아래 링에 올랐다. 출국 직전
농심배 선수 선발 문제로 기분이 상한데다 심한 몸살 증세가 겹쳤던 것.
하지만 도쿄 도착 후의 그는 역시 프로였다. 첫날 새 색씨와 함께 잠깐
신주쿠 산책을 나갔다 돌아온 후엔 바둑판을 넣어달라고 요청, 아내를
무시한 채(?) 줄곧 포석 구상에 몰두한 것이다.
37은 너무도 당연해 보였으나 문제수로 규정됐다. 『참고도 흑 1의 곳으로
우선 지켜 놓은 후 2의 곳과 3의 끊는 맥점을 맞보는게 훨씬 묘미가 있었다』
(최규병 구단)는 것. 흑에게 1, 3을 연타당하면 좌변 백은 어떻게 받아도
절단을 면치 못한다.
37, 39는 일단 기분이 좋지만 우상 흑도 못살아 있어 44까지 쫓기는 자세다.
45는 우변 백을 편하게 수습시켜 줄수 없다는 고육책. 그 순간 46의 붙임이
통렬해 좌우의 흑이 차단됐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참고도 흑 1이 대세상의
급소였다는 얘기. 15분의 고심끝에 47로 뛰었을 때 48로 바로 건너붙였는데,
이번엔 이 수가 시기상조였다. 조급한 마음에 서로가 서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