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 세력'은 쇠퇴하고 그 자리를 '시민단체'들이 급속히 메워가고 있다.
재야는, 「더이상 재야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야 할 정도로 정치권에
「흡수」되고 있다. 88년 13대 총선 때부터 시작된 재야의 정치권 진입이 14대,
15대를 거쳐 완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현재 「마지막 재야」라던
이창복 전국연합 대표가 민주당에 들어가 총선 출전 채비를 하고 있고, 재야의
「손발」 역할을 하던 386 청년세대도 여-야로 나뉘어 상당수 정치권에
진입했거나 「정치예비군」으로 성격이 바뀌어가고 있다.
이들보다 더
진보적인 사람들은 대부분 민주노동당에 들어가 총선에 나선다.
15대까지 재야 출신 인사들의 성적은 좋았다. 공천율도, 당선율도, 높았다.
15대 총선 때만 해도 국민회의 김근태 김영환, 신한국당 이우재 김문수
이재오 등 재야 출신들이 금배지를 달았다. 반면 서경석 정성철 성유보 등
시민운동쪽 인사들은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이젠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재야보다는 시민운동쪽에 더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재야 출신으로 민주당에 들어간 인사들은 이창복 전 대표를 비롯한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공천부터 걱정하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역시
운동권 출신보다는 대중적으로 알려지고 전문성도 있는 젊은이 대표들을
선호하는 흐름이다.
반면 시민-사회단체쪽은 이들의 낙천-낙선운동이 16대 총선의 주요 변수로
등장했을 만큼,영향력을 급속도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이들은 전문가 그룹과
대학생들의 자원봉사를 바탕으로 만만치 않은 정보력을 확보하고 있고, 이를
인터넷이라는 수단을 통해 유통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런 힘을 바탕으로 시민단체 출신들은 정치권에도 발을 넓혀가고 있다.
현재까지는 거의 여당이다. 현 정부 초기, 김태동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이진순 KDI 원장 등 경실련 출신 학자들이 대거 범여 자문-연구기관에 들어간
데 이어, 시민운동권의 대표적 원로라 할 수 있는 서영훈 전 공선협 공동대표가
여당 대표로 들어갔다. 나아가 성공회 신부로 시민운동에 깊이 관여해온
이재정 성공회대 총장이 여당의 정책위 의장으로 발탁됐다.
이번 선거에서 서영훈, 이재정씨는 비례대표를 통한 국회 진출이 거의
확정적이다. 한명숙 전 여성단체연합 대표도 민주당 비례대표 배려가 유력하다.
여성운동가 출신으로 한나라당을 떠난 무소속 이미경 의원도 민주당으로 옮겨
부천 오정에서 공천받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