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최정현씨 가족을 실제 모델로 삼아 만들어지는 시트콤
'반쪽이네'(KBS 2TV 토 밤8시50분· 22일 첫 방송)는 여는 시트콤들에
비해 과장이 덜하다는 느낌을 준다. 최정현-변재란 부부와 딸 최하예린
등 등장 인물들이 실명을 쓴다는 점도 한몫하는 것같다.
배역을 두루 소개해야 하는 첫회(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시사회는
다소 산만했지만, 남녀평등이라는 다소 추상적 소재를 무리없이 담아내는
재치를 엿보기엔 충분했다.
파리 유학에서 돌아와 전시회를 갖는 친구를
만난 반쪽이(최정현)는 마음이 불편하다. 친구가 타락한 예술가로 몰아
부치며, 비웃기 때문이다. 친구는 이왕 타락했으니 에로만화를 그려보라고
노골적으로 비꼰다. 그 친구를 인터뷰하러 왔던 변재란은 "만화는 예술
아니냐"며 남편 편을 들면서 역정을 낸다.
드라마 '반쪽이네' 원작은 최정현씨가 '여성신문'에 연재했던 주간만화
'평등부부 반쪽이네 가족일기'다. 집에서 가사와 육아, 그리고 만화를
그리면서 겪는 30대 남자의 일상을 담아 호응을 받았다. 반쪽이로 캐스팅된
가수 출신 김창완은 만화속 모습 그대로 '살림하는 남자'다. 밤늦게 돌아온
아내에게 "당신은 밥을 먹고 오면 말을 해야할 거 아니야. 기다리는 사람
생각도 해야지"라고 타박한다. 아내에게 세탁물 맡기는 것을 깜빡 잊어
먹었다고 핀잔을 들으면서도 좀처럼 대거리하지 않는다.
요즘 음악보다 연기로 이름을 날리는 김창완은 어눌하면서도 자연스런
표정과 말투로 매끈한 연기에 질린 시청자들을 끌어당긴다. 그는 "'반쪽이네'
에서 처음 주연다운 주연을 맡아 감회가 새롭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반쪽이네' 주제가를 만들고 노래까지 불러, 두사람 몫을 톡톡히 해냈다.
정애리는 시사회장에 나타난 변재란과 머리 모양까지 닮았다.
잡지사 기자로 나오는 변재란이 직장에선 동료들과 장난으로 일관하는
등 직장 분위기를 희화화한 측면은 아쉽다. 첫회부터 분위기를 띄우려는
시도였겠으나 자칫하면 그저 그런 시트콤으로 떨어지기 딱 좋다. 시트콤
중간에 서너차례 최정현씨가 그린 애니메이션이 들어가 만화적 재미를
느끼게 한다. KBS 윤흥길 주간은 "성적 평등과 함께 어린 자녀들의 성
교육도 함께 다뤄나가고 싶다"고 욕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