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북한에 강제송환된 식량 난민 7명의 중국 유랑 생활이 TV로
공개된다. 23일 방송되는 KBS 1TV '일요스페셜-긴급입수, 탈북난민 7인의
증언'(오후8시). 97년 '일요스페셜-지금 북한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나'로
한국방송대상을 받은 비디오저널리스트 조천현씨가 작년 11월 이들을 만났다.
북한에서의 생활, 탈북 과정, 중국에서의 유랑, 러시아 국경을 향해 출발하는
모습 등을 담았다. 이들은 출발 다음날인 11월7일 국경을 넘다가 러시아
국경수비대에 체포됐다.
"북한에 돌아가면 우리들은 전부 죽습니다." 7명의 탈북 난민들은 중국에
인계되기 전, 러시아 연해주 TV 취재진에게 겁에 질린 표정으로 호소했다.
조선일보가 단독 입수했던 이 취재 원본 녹화테이프도 '일요스페셜'을 통해
공개된다.
이들 외에도 중국을 떠도는 탈북 난민은 무수히 많다. 취재진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중국으로 잡입했다가, 북한으로 되돌아가는 북한 처녀를 만났다.
11월 초겨울 두만강을 건너기 위해 팬티 차림으로 강물에 뛰어든 여인이었다.
죽음을 무릅쓰고 국경을 넘어야 하는 비참한 심경을 토로한 그녀는 "나라없는
백성은 개 돼지와 똑같다. 북한은 나라가 있으나, 나라 없는 것과 똑같다"는
말을 남겼다.
북한으로 송환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며 쥐약을 갖고 다닌다는
김일성대학 출신 역장, 북한 탈출 후 조선족 동포에게 시집간 40대 여인,
한국행을 호소하며 흑룡강성 오지까지 흘러들어온 일가족 13명, 중국에 나와
누나를 상봉하는 의용군 출신 노인까지 다양하다. 심지어 식량을 구하기 위해
아들을 데리고 탈출한 북한 최고 권력기관 정치보위부 비밀요원도 있다. 그는
정치보위부 비밀요원의 임무와 활동을 공개한다.
한 탈북 난민은 평양 근교 11호 수용소의 참상도 전했다. 수용소에서
너무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기 때문에 야산이 무덤으로 가득하다는 것. 시체
매장에는 일부러 허약한 죄수를 동원하는데, "수감생활에 충실하지 않으면
곧 죽게된다"는 무언의 경고라고 설명했다.
탈북자들은 대부분 한국 친척을 찾아나선다. 하지만 이들과 상봉하거나
도움을 받는 확률은 열에 서넛도 되지 않는다. 남쪽 작은 아버지를 찾는
33세 여인은 비디오를 통해 조카 소식을 전하려는 취재진을 집에도 못들어
오게 문전 박대하는 장면을 보곤, 눈물을 흘렸다.
'일요스페셜'은 30일에는 '꽃제비'란 이름으로 중국을 떠도는 탈북 소년들의
참상을 전한다. 한달에 1번꼴로 중국에 들어가 탈북 난민을 취재한다는
조천현씨는 "현지 한인교회에서 탈북 난민을 돌봐주지만, 대부분 몇개월만에
뛰쳐나온다"며 "탈북 난민을 도와주는 방식이 달라져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