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은 법정 선거운동 기간중 시민단체의 낙선운동 합법화를 위해 이를 금지한 선거법 87조를 개정 또는
폐지하는 것은 물론, 법정 선거운동기간 이전의 선거운동을 금지한 선거법 58조도 함께 개정,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을 합법화할 방침이다.
이같은 법 개정은 3월28일부터 4월12일까지의 법정 선거운동기간뿐 아니라, 3월28일 이전에도 시민단체의
사전선거운동을 허용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20일 "이번에 87조뿐 아니라, 58조도 한꺼번에 명확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고위관계자도 "시민단체의 범위와 활동범위를 적절히 정해 시민단체 낙선운동의 문호를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사전선거운동 금지 규정(58조)은 그대로 유지하되, 예외적으로
시민단체의 공천 찬반운동을 '단순 의견개진'으로 보아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 의견을 마련,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선관위는 또 법정 선거운동 기간중에 일절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게 돼있는 시민단체들에 대해 노조와 같은 수준,
즉 대담-토론회 등에서 지지-반대 의견을 밝히는 것은 허용하도록 하는 의견서를 내기로 했다.
한편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이 "낙선운동을 법으로 규제하지 말라"는 입장을 연일 공개표명하고 있는데 대해,
한나라당은 이를 "대중 선동주의"라고 비판하고 나서, 시민단체의 선거개입 허용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대립양상을
빚고 있다.
김 대통령은 19일 김정길(김정길) 법무장관의 보고, 민주당-국민회의 간부 만찬에서 "4·19나 6월 항쟁도
(당시에는) 불법이었으나 국민의 의사에 따라 정당성이 인정됐다"면서, "국민들의 강력한 요구를 법으로
금지하거나 처벌하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시민단체들이 명단을 발표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국민이 이에 동조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회창(리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할 대통령이 법을 지키지 말라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사철(이사철) 대변인은 "시민단체도 법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아예 법을 지킬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것은 충격적 사태"라며 "법체계를 파괴하는 것이 김 대통령이 생각하는
참여민주주의냐"고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