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전 일본에 사시는 일본인 사돈댁 어른들께서 한국에 오셨다.
남동생이 일본 여성과 결혼해서 한국에서 살고 있는데, 그분들은 딸을
한국에 시집 보내신 지 몇 년 만에 난생 처음 한국에 오신 참이었다.
사돈댁 어른 두 분과 동생 부부,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부산관광을
시켜드렸다.

쇼핑도 할겸 광복동으로 갔는데 마침 유명하다는 음식점이 보였다. 일행은
이층에 자리를 잡고 손을 씻으려고 세면장으로 갔다. 하수구가 막혔는지
물이 내려가지 않고 가득 고여있고, 물이 튀겨서 주위가 난장판이었다.
화장실 안에는 화장지가 산더미처럼 쌓여서 바닥으로 흘러 넘쳐 있었다.
뒤를 보니 사돈댁 어른이 따라오고 계셨다.

주방에서는 아줌마들 싸우는 소리가 우리한테까지 들려와 앉아있기가
민망스러웠다.

음식이 나왔다. 가관이었다. 냉면 여섯 그릇이 나왔는데 쟁반 하나에 네 개,
그 위에 쟁반을 얹고 포개서 두 개를 얹어왔다. 그 쟁반에는 김칫국물이 흘러
얼룩이 여기저기 묻어 있었다. 그리고 우리 식탁에 쟁반을 탁 놓더니
신경질적으로 탁탁 던지듯이 그릇을 놓고는 가위로 아주 날렵하게 잘라주고는
후닥닥 가버렸다.

딸을 시집보낸 한국을 그 분들은 어떻게 느끼셨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김근자·43·주부·부산 동구 초량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