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붐 세대 자녀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2002년경부터는 고등학교
졸업생이 현재보다 10만명 정도가 줄어들어 대입경쟁률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대학의 처지에서 보면 이는 그만큼
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대학이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다는 가정이 성립한다.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대학들도 대학의 역할과 기능 그리고
학생모집 방법 등에 관해 다시 한번 검토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대학교육이 매우 보편적인 미국의 경우 2년제 대학이 1473개교, 4년제
대학이 2215개교 등 총 3688개교가 설치 운영되고 있고, 그 중 사립학교는
55.5%를 차지한다. 특히 지역사회에의 봉사기능이 많은 2년제 대학은 70%가
공립이다.
미국의 고등교육 취학률(18세)이 45.8%로 비교적 높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파트타임으로 등록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미 교육부 통계에 의하면
4년제 대학의 경우 총 등록학생 900만명 중 33%인 300만명이 파트타임
학생이며, 2년제 대학은 등록학생 550만명 중 63.6%인 350만명이 파트타임
학생이다.
우리나라 대학들이 대부분의 학생을 풀타임으로 받고 시간제(파트타임)로
등록하는 학생은 극소수이며 매년 발간하는 교육통계연보상으로도 이러한
통계는 찾아볼 수조차 없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학생집단의 연령상 분포도 18~21세는 39%에 불과하며 22~24세가
17%, 25세 이상 성인이 무려 44%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학생집단의 다양한
구성은 교육과정이나 학사운영 전반에 걸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즉
직장을 가지고 있거나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학생들을 위해 이들의
가용시간대에 맞게 신축적으로 강의일정을 조정하거나 원격교육을 하는
사례도 많으며, 또한 정상적으로 공부를 하면 4년 안에 마치는 대학을
6~7년씩 오래 다니는 학생들이 많아 이들이 적기에 졸업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한 대학정책 과제 중의 하나이다.
예컨대 미국 메릴랜드 주립대학의 경우 97년 졸업생 중 32%만 4년 내에
학업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체로 6년 안에 학위를 취득하면 정상적인
것으로 보고 있으나 메릴랜드 대학의 경우 이것도 70%를 넘지 못한다. 이는
많은 학생이 재학 중 전공을 바꾸거나 또는 스스로 학비를 벌기 위해 일을
하고, 때로는 재학 중 입원 등의 방식으로 실제 사회생활 경험을 쌓는 예도
많기 때문이다.
어떻든 미국 대학들의 이러한 모습은 대학이 교육수요자를 좇아 개방형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우리 대학들도 사회변화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히 고등학생만을 겨냥할 것이 아니라 평생교육 차원에서 다양한
교육수요자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대학 프로그램과 수업방식을 좀더
개방적으로 운영하는 정책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정석구·주미한국대사관 교육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