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청와대와 여권 주변에서 대비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자민련 박태준 총재가 '총리직 수락' 의사를
굳히고 7일 공개 표명하는 것도 이런 움직임에 속도가 붙게
만드는 한 요인이다.
이번 개각은 들어올 사람보다 나갈 사람에 먼저 관심이 쏠리는
특이한 성격을 띠고 있다. 나갈 사람들 대부분이 4·13 총선에
출전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수석비서관 개편이 있을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대신 새로 출범할 내각은 '총선관리' 성격이 짙다. 김대중
대통령이 4일 국무회의에서"올해를 공정선거의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자연, 들어오는 사람은
정치색이 극히 엷은 '전문가 위주'의 기용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 여권 핵심인사들 얘기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지분
나눠먹기'는 이번에 완전 배제될 것이라고 한다.
개각 폭은 5~6명 선이 될 전망이다.
개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장관급 인사는 강봉균 재경, 김기재
행정자치, 박지원 문화관광, 남궁석 정보통신, 이상룡 노동,
정상천 해양수산, 진념 기획예산처 장관과 정해주 국무조정실장
등이다.
강 재경장관의 경우, 최근 군산지역 총선 출마대상자 '여론조사'
명단에 올라 현지 '민심측정'을 앞두고 있다. 진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연말 여권이 실시한 부천-소사 지역의 출마자 여론조사에 처음
이름이 올라 그 역시 인사 대상에 포함돼 있음을 알려준다.
김 행자장관에 대해 여권핵심부는 '부산' 또는 '안양' 출마를
기대하나 당사자는 차기 부산시장에 출마할 뜻을 갖고 있어 조정
여부가 주목된다. 남궁 정통장관은 분구되는 용인에서 신당
간판으로 출마가 확정적이며, 정 국무조정실장(통영-고성)은 자민련
깃발로 출마 채비를 갖춰놓고 있다. 이 노동장관(홍천-횡성)은
신당으로 출마가 거론된다. 정 해양수산장관(부산)은 자민련 의사를
존중해 결정할 것이라고 한다. 박 문화장관은 해남-진도나 광주에서
출마했으면 하나, "어른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정해놓고 있어
유동적이다.
개각과 함께, 청와대 수석비서관 1~2명의 교체 가능성도 있다.
황원탁 외교안보수석은 영월-평창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자민련 소속 김기수 의원과의 교통정리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 김 대통령은
부산에 조규향 교육문화수석을 내보내고 싶어 하나 아직 명확한「지시」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자들 이름은 아직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행정자치
장관에 중립적 시민단체 대표를 기용하자는 의견도 없지 않으나,
지방자치단체 업무총괄, 치안업무 책임, 공무원 인사관리, 의전업무 등
그 자리가 내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 '정치색이 옅은 명망가-
전문가' 기용설이 더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