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인입니까…
로버트 김 석방위원회 편
자작나무·8000원
1996년 9월24일 FBI는 미 해군정보국 정보분석관 로버트 김을
체포했다. 혐의는 국방기밀 취득 공모죄. 한국 정부에 미국
국방기밀을 누설했다는 '스파이' 혐의다. 그는 징역 9년 및
보호감찰 3년을 선고 받고 현재 알렌우드 교도소에서 복역중이다.
'나는 한국인입니까, 미국인입니까'는 관심과 외면의 대상이기를
거듭했던 로버트 김 문제를 해결하고자 얼마전 발족한 '로버트 김
석방위원회'가 펴냈다. 이민 1세대로 겪은 갖은 고생, 이번 사건
전말, 그를 감시해 온 미 당국의 음모론, 공정하지 못했던 재판
과정, 교도소 생활, 옥중서신 등을 담았다. 로버트 김은 왜 기밀
문서를 한국 대사관 무관에게 건넸는가. 책은 '조국 사랑'이라고
답한다. 미국 국가안보를 저해할 만큼 예민하지는 않은 문서를,
정보전에서 늘 밀리기만 하는 모국 한국을 위해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사건발생 후 한국 정부 반응은
"한국은 그와 어떤 관계도 없고 전혀 관심도 없다"는 싸늘한 것이었다.
로버트 김은 "나는 한국인이냐, 미국인이냐, 애국자냐, 스파이냐"라고
절규한다. "만약 한국 정부를 도운 스파이라면 가족들에게 보상해
달라. 그렇지 않다면 스파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미국 정부에 밝혀
감옥에서 나갈 수 있게 해 달라." 이제는 한국정부가 답할 때다.
한국은 그에게 계속 '무능한 조국'으로만 남아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