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의 뒤를 이을 유력한 정치인들은 젊은 30~40대들이다.
36세에 보수당 당수가 된 윌리엄 헤이그(38·William Hague),
협상의 대가인 노동당의 피터 만델슨(46·Peter Mandelson),
경험과 머리를 겸미한 보수당 마이클 포틸로(46·Michael Portillo)가
그들이다.
1783년 윌리엄 피트가 24세로 당수가 된 이래 200년래 가장
젊은 보수당 당수로 등장한 헤이그는 '영 피트(Young Pitt)'로
불린다. 77년 16세 때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사람들은 캘러헌
(노동당 출신 총리)이 약속한 땅에 가길 원치 않는다"고 연설,
마거릿 대처의 눈에 든 그는 젊은 만큼 자유분방하다. 야구모자를
즐겨 쓰고, 약혼녀를 전당대회에 대동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헤이그는 대처 전 총리가 2000년대 보수당의 기수로 키워놓은
인물이다. 97년 5월 총선에서 보수당이 대패한 직후 당수에 취임한
그는 올해 유럽의회 선거에서 보수당이 노동당에 압승한 기세를
이용, 당내 기반을 굳혀가고 있다. 당수 선출 과정에서 케네스
클라크 등 경쟁자를 물리치는 데 대처의 지지가 절대적이었던 만큼
독자적 이미지를 얼마나 신속히 구축하느냐에 따라 장래가 결정될
것이다.
블레어 후임을 노리는 노동당의 피터 만델슨은 재주가 많아
구설수에 오르는 인물. 지난해 12월 금전 스캔들로 통상산업장관을
사임했으나 10개월 만에 북아일랜드 장관으로 내각에 복귀했다.
복귀가 빠르다는 주위 반대가 있었지만 블레어는 그의 협상력을
인정, 북아일랜드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만델슨은 이미지 메이킹과 선거전의 귀재로 불린다. 런던 위켄드TV
프로듀서로 일한 경험을 살려 노동당에 매스컴 타는 기술을 가르치고
로고를 바꾸는 등 당 이미지를 바꾸어 놓았다. 노동당이 유럽의회
선거에서 패배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해결사가 만델슨이었다.
일부 반대파들은 그를 '노동당의 마키아벨리'라 부르지만, 여전히
블레어의 최측근이다.
보수당 마이클 포틸로는 유능하고 매력적이며 명석한 인물로 꼽힌다.
내각 경험도 풍부하다. 92년 메이저 내각에서 재무부 공공지출 국무상을
맡아 대처의 눈에 들었다. 성품이 강직해 메이저가 사석에서 '이단자'로
부르기도 했다. 국방장관 시절 유럽통합 문제에 대해 "브뤼셀의 헛소리는
집어치우라"고 일갈, 명성을 얻었다. 학창시절 케임브리지대 최고 성적을
기록해 일찌감치 두뇌는 공인받았다.
보수당 일각에는 그를 차기 당수로 기정사실화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는 자세를 낮추고 있다. 젊은 시절 동성애자였음을 시인하고,
지지자들에게 헤이그를 충실히 따르라고 호소하는 데서 때를 기다리는
야심이 엿보인다.
(* 여시동기자 sdyeo.chosun.com *)
■고든 브라운 (노동당)
-51년 5월 2일생
-에든버러대 졸업
-76~83년 에든버러대 교수, 스코틀랜드 TV 프로듀서
-89~92년 예비내각 통상산업부장관
-97년 재무장관
■윌리엄 헤이그 (보수당)
-61년 3월26일생
-옥스퍼드대와 프랑스 경영대학원 졸업
-89년 리치먼드 보궐선거 당선
-94년 사회보장장관, 95년 웨일스장관
-97년~현재 보수당 당수
■피터 만델슨 (노동당)
-53년 10월 21일생
-옥스퍼드대 졸업
-82~85년 런던 위켄드 TV 프로듀서, 85~90년 노동당 선전-홍보 담당
-97년 무임소장관, 98년 통상산업장관
-99년~현재 북아일랜드장관, 노동당 선거대책위원장
■마이클 포틸로 (보수당)
-53년 5월 26일생
-케임브리지대 졸업
-79~81년 에너지부장관 특보, 81~83년 석유업계 컨설턴트
-89~90년 교통장관, 92~94년 재무부 공공지출담당 국무상, 95~97년 국방장관
-99년~현재 켄싱턴-첼시아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