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치는 한마디로 철학이 없다. 비능률적인 관습과 전통을
버리고, 창조적이고 개척적인 활동으로 변화하는 세계에 능동적으로
적응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당리당략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정쟁이 끊이지 않음으로써 정치 현실에 대해 국민들은 식상한 지
오래이다. 화합과 타협이라는 것이 없고 오로지 적대적인 갈등으로
대변되는 한국 정치는 이제는 그 근원적 치료가 시급하다. 새 천년에도
악순환을 되풀이 할 것인가? 다행히 여야 총재회담이 성사된다니
반가운 일이다. 그 사이 쌓인 앙금을 훌훌 털어버리도록 하자. 굳게
악수를 나누며 이해와 포용으로 오직 국민 입장에 서서 한국 정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었으면 한다.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그런 합의를
이끌어내고 국민들이 여기에 힘을 보탠다면 우리는 어떠한 난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새 천년에는 열강의 대열에서 당당히 어깨를
겨루는 강국으로 부상하자. ( 김종태 57·상업·서울 영등포구 )
단군 이래 최대 국난이라던 IMF 위기 2년만에 대부분의 경기지표가
IMF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유명 백화점들의
매출액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고급 음식점마다 연말 망년회
회식예약이 넘쳐 나는 등 모두가 들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우리가
무관심한 사이에 IMF 한파가 「못 가진 계층」에 집중돼서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 각 언론사에서 올해의 10대 뉴스로 꼽힐 정도로
심각해졌다. 새 천년을 앞두고 아직도 「노숙자」 「소년소녀가장」
「결식 아동」 등이 있는 현실은 부끄러울 따름이다. 당장 지금부터라도
빈곤층의 정서를 추스르고 이들이 꿋꿋이 일어설 수있는 대책을 서두르지
않으면 지역갈등 못지않은 또 하나의 갈등이 우리 사회에 자리잡지 않을까
걱정된다. 『가난은 나라님도 어찌할 수 없다』는 말이 있지만, 우리
모두가 노력한다면 결코 해결할 수 없는 숙제는 아닐 것이다. ( 한이나
30·교사·서울 서초구 )
밀레니엄 맞이로 모두들 한창 바쁘다. 과연 우리는 새 시대를
맞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렇지 않다. 새 천년이 시작된다고
하는데 우리 주변엔 밥 굶는 아이들이 있다. 나라 안은 세비
인상이니, 임금 인상이니 하는 이야기들로 시끄럽고,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내년 총선을 대비해 선심행정으로 멀쩡한
보도블럭을 들었다 놓고 있다. 그런데 우리 주변의 결식아동들에겐
온정의 손길이 없다. 새 시대란 누구에게나 설레임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 결식아동들은 추위와 배고픔으로 더 힘들기만
하다. 당국에선 이들에 대한 정확한 집계조차 못하고 있다. 한정된
예산을 탓하고만 있다. 이제 주위를 둘러볼 때가 되었다. 불쌍한
우리의 아이들도 희망찬 새 천년을 맞을 수 있게끔 우리 모두가
돕자. 이 나라에서 밥을 굶는 아이들이 사라지는 것이 새 천년을
맞을 가장 기초적인 준비이다. ( 이형근 28·회사원·충북 청주시 )
한글은 세계적인 문자이다. 세계가 인정하는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문자이다. 유네스코에서 89년 지구촌의 문맹 퇴치에 관한 상을
제정하면서 그 상의 이름을 「세종대왕상」으로 정한 것을 보면
한글의 우수성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신문 지면이나 길거리에서
접하는 간판은 외래어, 외국어로 가득 차 있다. 갓난아기들이 쓰는
물품까지 대부분 외국어 상품명이다. 국적 불명의 말도 난무하고
있다. 그 나라의 말과 글은 그 나라의 정신까지 담는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과 글이 우리의 것이 아니라면 우리의 정신도 변질될
수밖에 없다. 나라가 정체성 위기를 맞고 있다고들 걱정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신이다. 정신이 살아있어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밝은 즈믄해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정신이
죽으면 미래도 없다. 우리의 정신이 사는 방법은 우리의 말과 글을
살리는 것이다. ( 서선미 32·학원 강사(국어)·서울 송파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