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 양극화
우리나라는 고도 성장을 통해 절대 빈곤에서 벗어났고,
80년대부터는 중산층이 확대됐다. 하지만 97년말 외환위기가
도래하고, 98년 극심한 불황을 겪으면서 기업들은 인력을 줄이는
등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한때 200만명에 육박하는 실업자가 쏟아져나오면서,
우리 사회의 중산층 상당수가 무너져내렸고, 빈곤층의 삶은 더욱
나락으로 떨어졌다.
지난 97년만 해도 고소득 근로자(상위 30%)들이 100만원을 벌 때,
저소득 근로자들은 29만3000원 정도는 벌 수 있었다. 하지만 99년
초에는 4분의 1도 안되는 수준(23만7000원)으로 형편이 급격히
나빠졌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실업자 수도 100만명 이하로 줄었고,
소득 격차도 그 전보다는 약간 줄었다. 하지만 IMF쇼크 이전에
비해서는 훨씬 빈부 격차가 악화된 채로 2000년을 맞게 됐다.
◆경제윤리 불감증
한국 경제는 지난 반세기동안 엄청난 외형성장을 했지만 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망하지 않는다 는 등 경제적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현상을
심화시켰다.
관계-재계-금융계-학계 등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이
도덕불감증은 고속성장에 따른 한탕주의와 정경유착의 결과이다.
상습적인 분식회계, 비자금 조성 후 뇌물제공, 재벌들의 변칙상속과
세금포탈, 주가조작 등은 경제윤리가 실종된 현실을 반영하는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경제엘리트들의 부도덕 혹은 불법 행위는 결국 선량한 일반 국민이나
투자자들에게 금전적 피해를 입히고, 외국인들 사이에 한국경제에 대한
불신을 키운다. 특히 IMF 체제 이후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부유층의 변칙상속은 저소득층의 강한 불만요인이 되고 있다.
◆하다만 구조조정
60년대 초반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도입을 통해 한국 경제는 정부의 인위적인
계획 경제를 통한 고속성장 이라는 한국형 경제 모델을 만들었다. 하지만
한국형 모델은 90년대 들어 그 한계를 드러내면서 종국에는 외환위기를
맞이했다.
97년말 위기 이후 은행 10개, 종금 20개 등을 합쳐 총 327개 금융기관들이
정리됐으며, 수많은 기업들이 퇴출되거나 법정관리와 화의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수술이 완결되지 않았음에도
경기회복과 함께 구조조정 의지가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산업과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재벌의 부작용을 제거할 수 있는
제도가 뿌리를 내리는 데 실패했다. 결국 한국 경제는 선진국 수준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각종 제도를 정착시키는 구조조정 노력을 21세기의 시급한
과제로 남겨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