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인권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중세 봉건사회에서나 봤음직한 족쇄가 새 천년을 1년도 남기지
않은 시점, 한국에 버젓이 등장해 충격을 줬다. 양쪽 끝 두 개의
「링」 부분은 수갑과 같은 모양이지만 가운데 연결 쇠고리 길이가
45㎝ 정도로 수갑보다 훨씬 긴 점이 다른 족쇄. 지난 2월 함양-진주 등
경남도내 일부 경찰서에서 피의자를 조사하거나 호송하는 과정에서
족쇄를 채운 사실이 밝혀졌다.
피의자들은 『호송시 수갑과 포승에 족쇄까지 채웠으며, 수사과에서
조사받을 때도 족쇄를 채워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고 호소했고, 국회가
진상조사에 나서는 등 사회적 파장이 일었다.
경찰은 강력범의 도주방지 등을 위해 자체 예산으로 개당 11만원인
족쇄를 구입, 사용해왔다고 밝혔으나 조사결과 족쇄는 학교폭력 혐의로
구속된 여중 중퇴생(15)을 비롯해 피의자들에게 상습적, 무차별적으로
사용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함양경찰서장이 면직되고, 진주-함양-산청경찰서의 수사과장
3명이 징계위에 회부되기도 했다.
애초 경찰은 경찰관직무집행법 10조(장구의 사용) 「현행범인 경우와
3년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범인의 체포-도주방지 등을
위해 수갑-포승-경찰봉 등 경찰장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규정을 근거로
족쇄 사용이 정당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최근「경찰장비의 사용 등에
관한 규정」을 마련, 경찰이 쓸 수 있는 장비를 수갑 포승 등으로 엄격히
제한, 인격침해라는 지적을 낳았던 족쇄의 사용이 금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