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내 이 난을 통해 연예인들의 좋지못한 면만 드러낸 것 같아
미안한 맘이다. 좋은 일 하는 연예인들이 훨씬 더 많은 게 사실이지만
괜히 밝혔다가 혹시 그들의 숨은 선행이 빛 바랠까 염려한 탓이기도 하다.
중견 코미디언 A씨는 매년 경기도 이천에 있는 정신지체 장애아동
시설을 찾아간다. 가기 전에 휴게소에 들러 동행한 후배 코미디언들에게
밥 사 주는 걸 잊지 않는다. 이전에 장애인들과 함께 한솥밥을 먹는 것에
익숙치 못했던 후배들이 먹다 토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이 장애
어린이들에게 큰 아픔이 됐던 모양이다.
A씨가 오길 손꼽아 기다리는 어린이들은 자기들의 어색한 몸짓과
말투를 그대로 흉내내는 A씨의 코미디에 시간 가는줄 모르고 행복해
한다. "장애 어린이들을 웃기려고 하나님이 나를 코미디언으로
만들었다"는 그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코미디언 B양을 만나려면 매주 화요일은 피해야 한다. 걸인
수백명에게 식사를 대접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샤워를 해도 종일 몸에
밴 걸인 냄새는 없어지지 않지만 그녀는 몇년째 그 일을 하고 있다.
가장 좋은 일 많이 한 연예인을 뽑으라면 안성기씨가 으뜸이다.
89년부터 유니세프(국제연합아동기금) 활동에 참여해 한국에 세명밖에
없는 친선대사로 활약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그동안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베트남 캄보디아 몽골처럼 험한 오지도 마다
않고 뛰어갔다. 시간 날 때마다 유니세프 기금을 모으기위해 호소
편지를 쓰고 있다.
청소년 금연 홍보사절로 활동하는 유승준은 고아와 지체장애인들을
돌보는 기관에 큰 돈을 선뜻 내놓으며 안성기씨 뒤를 잇는다.
'짠순이'로 소문난 최진실 역시 올해 수술비가 없어 앞 못 보는 백내장
녹내장 환자 50명에게 비용을 대 빛을 찾아 줬다. 얼마전 구속됐다
풀려난 개그맨 신동엽은 그동안 청각 장애인들의 복지에 힘써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평생 마약퇴치운동에 몸 바치겠다는 각오가
새롭다.
( 백현락·방송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