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네팔 카트만두를 이륙한 직후 납치된 인도항공 소속 A300 에어버스 여객기는 26일
사흘째 기착했던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에서 재급유를 받은 뒤 제 3국으로 출발했다.
아프가니스탄의 마우라이 만수르 항공장관은 이날 유엔과 납치범들간의 인질 협상이 결렬됐으며, 이에따라
피랍기의 이륙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납치범들은 이날 에릭 데 물 유엔 협상대표와 피랍기 승객 석방에 대한
협상을 벌였으나, 협상은 끝내 결렬됐다. 그러나 이들은 유엔에 대한 선의의 제스처로 승객중 당뇨병 환자 한
명을 석방했다.
아탈 바지파이 인도 총리는 인도 정부가 피랍기와 승객들의 안전 귀환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회교 반군 지도자를 석방하라는 납치범들의 요구를 수용할 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현재 여객기에
억류된 인질은 160여명으로, 네팔인 8명 등 20여명을 제외하고 모두 인도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납치범들은 잠무 카슈미르 지역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이슬람 반군들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초 목적지인
뉴델리로 향하지 않고 인도 암리차르와 파키스탄 라호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인근 알-민하드
군(군)공항에 차례로 기착한 뒤 25일 칸다하르에 도착했다.
이들은 25일 인도 정부에 자신들의 종교 지도자와 전사들을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이 지목한 종교
지도자는 파키스탄 출신으로 하라카트-울 무자헤딘 그룹 지도자 중 한 명인 마울라나 마수드. 그는 지난 94년
인도 정부에 체포된 이래 지금까지 잠무의 감옥에 수감돼있다.
앞서 납치범들은 두바이 인근 공항에서 급유를 받는 대가로 승객과 승무원 189명 중 28명을 석방했다. 이중
신혼여행을 떠났던 인도 사업가인 루핀 카트얄자르(31)는 납치범들에게 저항하다 목에 칼을 맞았다.
석방된 승객들은 범인들이 작은 나이프와 권총 수류탄 한 발로 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중 2명은 힌두어를
사용하고 네팔 말과 카슈미르 말을 사용하는 사람도 한 명씩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