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탠스테드 공항에서 지난 22일 추락한 대한항공(KAL) 소속
보잉 747 화물기는 이륙 직후 계기가 정상으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의 화물기는 또 활주로에서 정상적으로 이륙했으며 추락
당시 4개의 엔진이모두 최고 출력으로 작동하고 있던 것으로 입증돼
공중폭발이나 이륙 전후의 엔진이상 가능성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항공 화물기 추락사건을 조사중인 영국 항공사고조사기구(AAIB)는
사고기의 조종실 음성 기록장치(CVR)와 엔진을 정밀 조사결과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24일발표했다.

이 발표문은 "조종사들이 사고기
이륙 직후 계기판 오작동으로 어려움을 겪고있었음이 드러났다"고
밝히고 "이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AIB는 또 지상 충돌 현장에서 사고기의 엔진 4개가 모두 발견됐으며
모두 최고출력상태로 작동하고 있었던 사실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AL기의 추락 원인은 계기판 오작동으로 야기된 비정상
조종이거나 기체결함일 두가지 가능성으로 좁혀지게 됐다.

AAIB는
최종적인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비행기록장치(FRB)의 회수 및 판독작업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하고 현장 수색작업을 계속 중이라고 밝혔다.

AAIB는 또 기체이상 관련성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사고기의 최근 정비 및
유지보수 내역을 조사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측 조사단장인
유병설 서울지방항공청 항공국장은 아직까지 사고원인을 단정적으로
추정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CVR이 발견된 장소 인근에 못에 FRB가빠졌을
가능성이 높아 특수장비를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AAIB 발표에 따르면 사고기 이륙 당시 공항에는 비가 내리고 시속
18노트의 지상풍이 불고 있었으며 구름도 고도 4-500피트 정도로 낮게
깔려 있었다.

관제탑은 KAL기의 이륙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으며
사고기가 구름 속으로 사라질 때까지 모든 상황이 정상적이었다고
보고했다.

사고기는 이륙후 고도 1400피트 지점까지 상승했을 때 런던
관제탑과 교신을 하기 위한 무선주파수 변경 지시에 응답했으며 이것이
관제탑과 사고 항공기간의 마지막 교신이었다고 AAIB는 말했다.

곧이어
폭발이 있었으며 활주로 남쪽 1.5마일 지점에서 화염이 목격돼
관제탑이KAL기의 추락사실을 인식하고 소방대와 응급구조대에 비상을
내렸다.

사고기의 몸체는 완전히 조각조각 부서졌으며 가벼운 잔해들이
당시 불던 남남서풍에 날려 활주로 인근 지역에 광범위하게 떨어졌다.

(런던=연합뉴스 이종원특파원/ maroonj@yonhapn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