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부모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 드리게 돼서 기뻐요."
최근 확정된 2000년 골프국가대표 여자상비군에 포함된 손가람(13·
동수원중1)의 얼굴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국가대표라서
그린피(골프장사용료)를 지금의 절반만 내고 골프를 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손가람은 한국여자골프의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로 꼽히는 차세대
꿈나무. 98년 초등부 8개 대회에 출전해 6승을 거두며 두각을 나타낸 손은
올해 미LPGA투어 선수들도 출전한 바이코리아컵오픈에서 당당히 공동4위에
올랐다.
어린 나이지만 1m65, 59㎏의 당당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드라이버샷이
장기. 250야드를 넘나드는 거리는 프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연습장 근처에서 고무줄 달린 공을 쳐대는
테니스놀이를 하다가 임팩트 감각을 눈여겨본 레슨프로의 권유로 골프에
입문했다.
시작 2년 만인 5학년 때 첫 우승을 차지한 딸을 보고 아버지 손종근(47)씨는
기쁨보다 걱정이 앞섰다. 중장비 운전을 하는 손씨로서는 본격적으로 선수로
키우려 해도 한 달에 300만원 이상 들어가는 돈이 버거웠기 때문이다.
손씨는 결국 딸을 데리고 해거름에 골프장에 몰래 들어가 손전등을 켜고
연습하는 '도둑골프'까지 했다. 연습 후에는 라면 한 그릇에 뿌듯해 하는
딸을 위해 살던 집을 전세 놓고 동생(손종현·42·중기업)집에 딸을 맡겼다.
다행히 딱한 사정을 알게된 레이크사이드CC 윤맹철 사장 등 몇몇 독지가들의
지원이 도움이 됐다.
호주에서 전지훈련중인 손가람은 "미LPGA투어에서 한해에 메이저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