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돌(50) 부산 기장군수에게는 직함이 하나 더 있다.
방송통신고 2학년 학생. 중졸 학력인 최 군수가 못다한 고교
졸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뒤늦게 방송통신고에 등록, 만학
열을 지피고 있는 것이다.
최 군수가 부산 동래고 부설 방송통신고에 입학한 것은
군수가 되기전 부산시의원이던 98년 봄. 그는 『주위 시선 탓에
망설임도 없지 않았지만 「배움에 나이-지위가 무슨 상관인가」
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 잡고 방송통신고 문을 두드렸다』고
말했다. 그래도 1년간은 가족외에 아무도 모르게 했다. 그러나
군수가 된뒤 밤늦게 사무실에 남아 공부하는 모습을 직원들에게
자주 들키는 바람에 알려지게 됐다.
연말이라 그는 잇따르는 지역내 각종 모임에 참석해야 할
처지지만 평일 저녁엔 가급적 약속을 잡지 않는다. 주경야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 군수는 월~금요일 평일에는 오후
8시40분부터 40분 동안 라디오 방송 수업을 하고, 매주
둘째·네째 일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6시간 동안
동래고에서 교실수업을 받는다. 또 매일 새벽5시에 일어나 2시간
가량 공부를 하고 출근한다.
그는 『나이탓인지 아무래도 암기력이 떨어져 공부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때문에 종종 대학에
다니는 자녀들로부터 과외를 받기도 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최 군수의 성적은 200여명의 전교생중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최 군수는 빈농의 7남매중 네째. 중학 졸업후 고교 입시에
합격했지만 암에 걸린 어머니 약값과 동생들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진학을 포기했다. 이후 생선-야채 트럭행상, 미역 양식,
횟집 운영 등 궂은 일을 거쳤다. 그는 부산시의원을 거쳐 98년
7월 기장군수가 됐다.
그는 『그동안 제법 돈을 벌고 사회적 지위도 올라 갔지만
어린 시절 앙금으로 남아 있던 공부의 한이 없어지지는 않더라』고
했다. 이제 대학에 진학, 행정학을 전공하는 것이 그의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