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통신혁명 박차...2020년 첨단단지 완공 ##

열대우림 한복판에서 말레이시아판 실리콘 밸리가 자라고 있다.
60년대 야자유, 80년대 에어컨 수출에 이어 차세기 경제엔진이 될
정보통신의 메카다. 멀티미디어 수퍼 회랑(Multimedia Super
Corridor)으로 불리는 이곳은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말을
갈아타는 중간역. 마하티르 총리가 '정글 북'을 고쳐 쓰는 셈이다.

콸라룸푸르에서 남쪽으로 40분. 회교 사원같은 총리 집무실이
들어선 새 행정수도 푸트라자야를 지나면, 한가로이 풀을 뜯는
물소떼 너머로 널찍한 단층 건물이 펼쳐진다. 최첨단 인텔리전트
도시 사이버자야를 총괄하는 MSC 관리공단(MDC)이다. 말레이시아의
21세기를 상징하는 두 거점이다.

세계 최고의 페트로나스 타워(88층)와 콸라룸푸르 신공항을 낀
MSC는 얼마 전까지도 고무나무 늪지였다. 96년 이후 트럭과 굴착기
소음이 시끄럽던 이곳은 지금 초당 2.5기가짜리 광케이블 네트워크
위에 세계 유수 정보통신(IT)업체의 연구동이 어깨를 맞댄 하이테크
도시로 변해 있다.

"IT 거인들은 다 와 있습니다." MDC의 라슬란 샤리프는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루슨트 테크놀로지 등 이름을 줄줄
꿴다. 10월말 현재 입주한 241개 회사중 40%는 외국기업. 투자는
12억달러를 넘어섰다. 일본 NTT는 해외 최대 R&D센터, 인텔은 디자인
센터, MS는 아시아용 소프트웨어와 디지틀신경망을 구축할
지식자본센터를 준비중이다.

MSC는 이들의 기술로 국내 IT 산업을 키우는 실험장. 순텍온
노무라 연구실장은 "지구촌이 인터넷과 밀월에 들어간 시점에서
말레이시아가 던진 승부 카드"로 설명했다. 일단 기간 통신망과
세제 혜택으로 외국 기업을 유치한 뒤 현지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
고도의 아웃소싱이다.

인프라는 그만큼 매력적이다. 뼈대는 디지틀 네트워크로 연결된
2개 첨단 도시와 한시간 거리의 신공항과 항만. 여기에 10년간
소득세 면제, 무관세 설비 수입, 48시간내 외국인 취업허가 발급 등
소프트 인프라가 보태졌다. 현지 기술자 임금은 미 실리콘밸리의 20%
수준.

차세대 기술 인력은 양산 체제에 접어들었다. MSC내 멀티미디어
대학에선 3000명이 IT를 배우고,전국 10개 대학이 관련학과를
증설했다. 멀티미디어 대학 베노아 밸랑 교수는 "2003년쯤 IT 인력이
3만5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MSC의 등 뒤에는 빌 게이츠(MS), 손정의(소프트뱅크) 오마에 겐이치등
IT 거인 41명이 버티고 있다. 97년 1월 미 스탠포드 대학에서 마하티르의
기업가 정신에 반한 사람들이다. 그 일원인 앨빈 토플러는 안와르 부총리
체포 당시 "실리콘 밸리의 본질은 광케이블이 아니다"라며 정보의 자유를
주문했다. 마하티르는 MSC에 대한 인터넷 검열과 자본통제를 바로 해제했다.

물론 MSC는 미완의 날개다. 완공 목표는 2020년. 로버트 비숍 실리콘
그래픽스 사장과 시쩐잉(시진영) 에이서 사장은"MSC가 그때쯤
말레이시아를 지식기반 사회로 바꿔 놓을 것"으로 확신한다. 73세의
마하티르가 내건 '비전 2020'의 중간 이정표인 MSC는 최근 5선에 성공한
마하티르를 뛰어넘는 희망이다. 국가비전과 기업가 정신이 지도자보다
잘 팔리는 시대를 MSC는 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