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12월 방송3사는 '프로그램 공익성 강화' '소모적인 시청률
경쟁 지양' '시청자 채널 선택권 존중'을 내용으로 하는 방송 프로그램
공익성 강화선언을 발표했다. 1년이 지난 현재 방송사들은 '약속'을
얼마나 지켰을까.
방송위원회가 최근 각 사의 실천현황을 분석한 결과, 교양 프로그램이
소폭 확대되는 등 공영성은 다소 강화됐으나 시청률 경쟁은 더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KBS와 MBC는 주시청시간대 편성에서 보도-교양-오락
프로그램의 균형을 잡으려고 애썼다며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SBS는
주시청시간대 보도와 교양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오락 프로그램을 대폭
증가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선정성이나 퇴폐성, 폭력성 논란은 많이 줄었다. 그러나 방송
제재사유중 '간접광고'가 전체 3분의1을 넘어, 방송의 상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프로그램 제재건수는 줄었지만 MBC
드라마 '청춘' 표절과 SBS '수퍼엘리트모델 갈라쇼' 선정성 문제로 물의를
빚어, 시청자들의 공익성 강화 체감지수는 아직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버라이어티쇼는 몰래카메라 사용과 연예인을 괴롭히는 가학적 내용이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심화됐다.
MBC와 KBS는 주시청시간대에 편성된 인기드라마 시작과 종료시간을
둘러싼 신경전까지 벌였다. 지난 5월 MBC '하나뿐인 당신'과 KBS
'사람의 집' 등 저녁 일일극은 길게는 12분에서 짧게는 5분까지 '고무줄
편성'을 불사, 시청률 경쟁을 위해 시청자와의 약속을 저버리는 대표적
사례로 지적받았다.
드라마 편수 축소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KBS 2TV가
수-목 드라마를 폐지하고,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 교양 드라마를 편성한 게
눈에 띄지만, 일일 아침-저녁-월~목 미니시리즈-주말극으로 이어지는 드라마
편성 구도는 여전히 고수됐다. KBS 2TV는 지난 가을 아침드라마를 다시
부활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각사 메인뉴스 프로그램에서까지 자사 드라마 내용을 주요 아이템으로
보도하는 사태까지 발생, 비난이 쏟아졌다. KBS '뉴스 9'이 '사람의 집'에서
채시라 최수종의 극중 결혼식을 소개하고, MBC 뉴스데스크가 '베스트 토요일'
사이버 캐릭터 '꽁실이' 제작과정을 보도한 게 대표적이다. SBS '8뉴스'도
드라마 '토마토' 여주인공 패션이 유행한다는 내용을 보도해 도마에 올랐다.
종합하면, 99년 지상파 3사의 공익성 이행에 합격점을 주기는 아직 이르다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