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인기를 끌었던 KBS 드라마 '학교'에 비해 '학교 2'를 바라보는 아이들
시선은 좀 시들하다.'학교 2' 홈페이지를 보면 가상 대본이나 지난회 비평이
앞다퉈 올라오지만 예전 같은 열기는 없다.

사실 EBS '네 꿈을 펼쳐라'와 '학교 2' 이전 청소년 드라마는 교육현실 비판과
가치 지향성이라는 같은 방향 목표를 적절한 수위로 담아내지 못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교사들은 대부분 '미친 개' 아니면 이상적 모습으로만 그려, 살아있는
캐릭터가 되지 못했다. 드라마가 교육현장을 왜곡하거나 교사상 또한 다분히
개인적 모습으로만 인식하도록 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학교 2'는 '학교'에 이어 기존 청소년 드라마가 갖는 도덕 교과서적
주제와 인물의 단순성, 진부한 소재에서 벗어나 청소년 드라마에 새 장을 여는
계기를 마련했다. 교육현장에서 실제 일어나는 사건을 과감하고 발빠르게 소재로
채택, 생동감을 부여했다. 개성있는 캐릭터를 발굴해 10대들에게 새로운 반향도
불렀다. 게다가 교직 사회를 깊이있게 천착, 갈등하는 교사 모습을 담았으며
교육제도 허실을 강도있게 비판했다.

'학교 2'를 보노라면, 그속에서 바로 우리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교사의 뼈있는 대사를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고, "나도 저렇게
아이들을 만나야지" 곱씹게된다.

'학급 붕괴'와 '학교 해체'가 화두로 떠오른
건 최근 일이지만, 곪다못해 터져버린 교육현실이 '학교 2' 곳곳에 보인다.
인터넷을 서핑하는 아이들에 비해 여전히 답보상태인 교육현실에서도 나름대로
변화있게 시대를 수용하려는 교사들을 '학교 2'는 요구한다.

교사라면 누구나 '학교 2'의 여러 인물들을 가슴속에서 만나게 된다. 늘
노력하고 패기있는 조재현(2학년5반 담임)이 있는가 하면, 멋모르고 날뛰는
녀석들을 보면 광도(학생주임)처럼 잡아서 눌러주고도 싶다. 그런가 하면
노일평(40대 중반 평교사)처럼 '힘없는 소총수'가 돼 할 수 없이 알아서
기고있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학교 2'는 아무리 생생하게 그려놓아도 드라마일뿐이다. 실제
학교에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황당하며, 가슴 떨리는 일이 많다.
드라마처럼 아이들이 세련된 대사를 뱉어내거나, 결말이 늘 시청자 바람대로
잘 풀리는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드라마에서는 NG가 나면, 씩 한번 웃어주고 다시 찍으면 그만이지만,
교육현장에는 NG가 없다. 수없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아이들을 만나야 하고,
교육이라는 포기할 수 없는 전제 아래 교단에 서는 것이다.

( 이수재·서울YMCA 영상미디어교육교사모임·부천심원중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