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대 키워드는 '전쟁'이었다. 1914년 6월28일, 한 광신적 보스니아
민족주의자가 오스트리아 왕자를 향해 쏜 총탄이 전 세계를 처음으로 전쟁의
진흙탕에 빠뜨렸다. 독일은 그해 8월1일 러시아에 대해 전쟁을 선포했고,
영국과 벨기에가 곧바로 참전했다.

1917년 4월6일.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이 `세계 민주주의 보호'를 명목으로
연합국 참가를 선언한 이날, 미국은 고립정책을 접고 스스로를 세계무대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전쟁은 4년여만에 끝났지만, 옛 제국만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환영마저 파멸시켰다. 매년 11월11일(종전기념일) 900만명의 넋을 기리는 추모
행사가 곳곳에서 열린다. 윌슨의 민족 자결주의는 아시아 각국에 독립 열망을
불어 넣었고, 평화적 안전장치에 대한 필요성이 1919년 세계기구 `국제연맹'을
탄생시켰다.

자본주의 생래적 모순 때문에 올 것이라던 `공산 혁명'이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 러시아에 찾아왔다. 1917년 2월23일, `국제 여성의 날' 기념 행진에

참가한 여성 방직 노동자들이 혁명 대열을 이끌었고, 다음날 20만명이 파업과

시위에 동참했다. 혁명가 레닌은 권력의 정점에 섰던 짧은 기간(1917~24년)동안

무자비한 숙청을 자행해 `전체주의'의 비극과, 스탈린 마오쩌둥(모택동) 히틀러

폴포트로 이어지는 독재자의 원형을 창출했다.

헨리 포드가 1913년 미국 미시건주에서 처음 가동한 자동화 공정은 자동차
조립 시간을 12시간에서 93분으로 줄였다는 `생산성' 측면에서만 평가할 사안이
아니다. 포드 공장은 하루 `5달러 최소임금'과 `8시간 노동' 개념을 세웠고,
대량생산과 역동성이란 사회문화적 혁신을 몰고 왔다.

1911년 10월 쑨원(손문)이 이끈 신해혁명이 중국 청조를 무너뜨렸고, 그해
12월 노르웨이 탐험가 로알 아문센이 남극을 정복했다. 이듬해 4월 대서양은
호화 유람선 타이타닉과 1517명의 목숨을 삼켰으며, 10월 제1차 발칸전쟁이
발발해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불가리아 그리스가 연합해 터키와 전쟁을 벌였다.
1915년 터키의 집권 이슬람 세력은 기독교도인 아르메이나인 200만명을 강제
소개시키는 과정에서 100만명 이상을 희생시켰다. 1919년 독일 공산당의
전신 스파르타쿠스단이 봉기를 일으키는 등 유럽 전역에 공산주의 사상이
유포됐다. 그해 4월 인도에서 독립운동가 간디의 추종자 380여명이 영국군에
의해 몰살당했고, 6월엔 영국 비행사 브라운과 앨콕이 최초로 대서양 횡단
비행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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