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판을 두 번이나 천하통일한 「골리앗」 김영현(LG투자증권).
2m17, 158㎏이어서 그와 상대하는 선수는 일단 주눅부터 든다. 20~30㎝나
위로 쳐다봐야 하니 기가 죽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보다 더 전율을
느끼는 것은 체격에서 뿜어나오는 힘이다.

김영현은 지난 1월 체육과학연구원에서 측정한 체력테스트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힘을 과시했다. 들거나 비트는 기술에 사용하는 근력이 4165㎏
(좌우 평균)을 기록했다. 일반인(평균 1200㎏)은 말할 것도 없고 씨름
동료들(평균 3332㎏)을 훨씬 능가한 수치다. 최근 구사하기 시작한
배지기, 잡채기 등의 비결은 바로 이것이었다.

김영현은 이런 힘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능력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근지구력이 7.6t. 동료 선수 평균(5246㎏)과 비교가 안 된다. 일반인은 고작
3000㎏선. 그야말로 가공할 힘이다. 누구든지 안고 밀어붙이면 버틸 재간이
없다.

김영현은 「찰나의 승부」를 펴는 씨름선수로서도 타고났다. 순간적으로
만드는 파워의 최대치가 무려 11t. LG선수들의 평균 7.4t에 비해 근 한배
반이다. 일반인(4t)과 비교하면 무려 2.5배. 심판의 호각소리가 울리기가
무섭게 일단 상대선수들이 엉덩이를 빼며 달아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영현은 악력(손으로 물건을 쥘 수 있는 힘)도 가공할 정도. 115㎏으로
동료 선수들의 평균치를 40㎏이나 상회한다. 출중한 악력으로 한 시즌
최다홈런기록을 세운 「라이언 킹」 이승엽(66㎏)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다.
일반인(35㎏)과 악수할 때 자칫 힘이라도 주면 손이 으스러질지도 모른다.
체육과학연구원 윤성원 박사는 『지금까지 측정한 선수 중 최고였다』며
혀를 내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