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15개국이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고 파는데 필요한
전자상거래(e-commerce) 법적 규정에 합의했다고 7일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EU 통상장관들은 "자국법을 어기지 않는 한 역내 15개국간에
누구나 인터넷으로 물건을 팔거나 살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는 인터넷으로 거래를 할 때마다 15개국의 국내법을 개별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핀란드의 킴모 사시 통상장관은 "이제
우리는 미래의 쇼핑몰에 대한 좀 더 명확한 법적 기초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 규정은 EU 의회의 승인을 받은 뒤 발효된다.

전자상거래 규모는 현재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앞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EU의 전자상거래 수입규모가 올해 16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자상거래가 가장 활발한 미국은 714억달러로 예상했다. 세계적
컨설팅회사인 KPMG는 2003년이 되면 전 세계의 전자상거래 수입규모가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 규모가 40억(포레스터 리서치)~
150억달러(언스트&영)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기업의 경우,인터넷을 활용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컴퓨터 칩 제조업체인 '인텔'의 앤디 그로브
회장은 몇달전 "앞으로 5년안에 모든 기업이 인터넷 기업이 되거나
인터넷 기업이 안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인터넷을 껴안든지 도산 리스크(위험)를 껴안든지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e비즈니스가 완전히 정착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는
상태다. 본래 목적인 기업간(business to business)의 전자상거래
보다는,대부분이 소비자가 인터넷상에서 물건을 사거나 주식거래를
하는 수준에서 그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지는 주피터
커뮤니케이션스가 인터넷 이용자를 대상으로 '지난 한 달간 인터넷으로
무엇을 샀는가'라고 설문 조사한 결과,58%가 책,50%가 CD 테이프 음반
등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는 값싸고 품질이 균일한
제품이 많이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영국 BBC방송은 "예를 들면 아직도
많은 소비자들이 직접 지점에 가서 은행원과 만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얼굴을 직접 보아야만 신뢰가 간다는 소비자들의 생각이
바뀌기 전까지는 전자상거래가 단시일내에 확산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기업간 전자상거래도 최근 미 자동차회사인 GM, 포드 등이
협력업체,부품업체와 전자상거래를 하겠다고 발표했을 정도에 그치고
있다.

국제간 전자상거래가 완전 정착되려면,EU가 합의한 규정 외에도
활성화를 가로막는 여러 장애들이 제거돼야 가능하다 지난주 끝난
미국 시애틀의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담에서 합의를 보는데
실패했듯이,이중과세,각국의 상이한 법 체계, 보안문제 등이
해결되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될
때까지는 시장 선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미 기업들이 법적으로
완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성장해나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