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점 알라딘(대표 조유식)은 그동안 국내 어느 서점도
시도하지 않았던 이색 독자 취향 조사를 최근 했다. 지난 7월
14일부터 '이 책의 독자들은 다음 책들도 주문하셨습니다'란
서비스를 하면서였다. 특정 베스트셀러를 산 독자 그룹이 다른
책은 어떤 것을 샀는가를 조사해 알려주는 서비스였다. 그 결과를
정리했더니 흥미있는 내용이 나왔다.
우선 국내 소설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은 철저하게 국내
소설가 것만 골라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성석제의
베스트셀러 '홀림'을 산 그룹들 사이에선 '코카 콜라 애인'(윤대녕)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공지영) '내 생에 하루 뿐인 특별한 날'
(전경린) '기대어 앉은 오후'(이신조) '내 안의 깊은 계단'(강석경)이
베스트셀러였다. 공지영의 '존재는…'을 산 독자들 사이의 베스트셀러를
조사해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반면 해외 베스트셀러 작가들만 골라읽는 독자 그룹도 뚜렷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잘나가는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며 화내는 방법'(움베르토 에코) 구매자들 사이에선 '하루키
일상의 여백 마라톤, 고양이, 그리고 여행과 책읽기' '시몬 드
보부아르의 연애편지'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장미의 이름' 등이
베스트셀러였다. 모두들 고급에 속하는 외국 인문교양서들이다.
마찬가지로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 독자들 사이에선 한국사 관련
책들이 베스트셀러였고,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아놀드 하우저)
독자들 사이에선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문화'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유방의 역사' '중세의 가을' '중세의 미와 예술' 등 중후한 서양사
관련 책들이 많이 팔리고 있었다.
법정 스님 스테디셀러 '무소유'를 산 독자그룹은 이런 '독자
상호연관성'을 보다 분명하고 보여주었다. 이들 사이에서의
베스트셀러는 '풍경'(원성) '만행'(현각) '진리의 말씀'(법정)
'달라이라마, 예수를 말하다'(텐진갸초) 등 불교 명상 관련 책들인
것으로 나타난 것. 레스터 서로우 '지식의 지배' 구매자들 사이에서의
베스트셀러는 말할 것도 없이 '빌 게이츠, 생각의 속도' '21세기 지식
경영' '맥킨지는 일하는 방식이 다르다'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 '뉴
포지셔닝' 등 정보 경영 미래 전략 관련 책들이다.
이런 결과들이 알려주는 것은 무엇일까? 알라딘 측은 ▲우리나라에는
수십개 이상 분화된 베스트셀러 생산층이 존재한다 ▲각각의 베스트
셀러 생산층은 대단히 강고한 특정의 독서 취향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베스트셀러란 해당 도서 유형의 고정 독자층이 관심을
갖고 함께 읽는 책이다 ▲따라서 타겟이 분명하지 않은 책은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등이라고 분석했다.
그럼 박노해의 '오늘은 다르게' 독자들 사이에서 '세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홍세화) '세기말의 질주'(정운영)
'맞아죽을 각오를 하고 쓴 한국 한국인 비판'(이케하라 마모루)와 함께
서갑숙의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가 베스트셀러인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알라딘 측은 "한국사회에 대해 비판적인
아웃사이더 입장에서 쓴 책들"이라고 설명했다. 알라딘 주소
(www.alad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