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패션 몰, 밀리오레와 두산타워가 들어서면서 서울
동대문운동장 건너편 옛 평화시장 뒷골목은 젊은이 거리로
변했다. 노랑머리 빨강머리가 힙합차림으로 몰려다니는
이곳에 20여년 된 중국집 동화반점(02-2265-9224)이
천연덕스럽게 손님을 맞는다. 자장면 한그릇으로 쇼핑후
허기를 달래는 20대들은 이 숨은 맛집을 미처 알아보지
못하는 눈치다.
이 집 주방은 산동성 출신 화교 진장원(56)씨가 줄곧
지키면서 서울의 중국통이나 미식가들을 단골로 거느리고
있다. 간판 요리는 메뉴에도 없는 팔보환자(4만5000원).
너른 접시에 대포알처럼 시커멓고 커다란 덩어리를 얹어
내온다. 허연 소스를 끼얹은 반구가 구수한 냄새를 풍기며
가히 폭발 직전이다.
팔보는 여덟가지 귀한 재료, 환자는 둥근 것이라는
뜻이다. 팔보 재료는 그날그날 바뀌지만 기본적으로
해물이다. 조개 관자와 해삼, 흰살 생선, 조개가 고루
들었다. 희한한 것은 껍질. 곱게 다진 돼지고기를
녹말가루와 달걀로 잘 반죽해 큰 공모양으로 만든 뒤
튀겨낸다. 겉이 노릇노릇 익으면 속은 파서 자장면
고기로 쓰고, 구워낸듯 파삭파삭한 껍질만 `포탄'
뚜껑으로 덮어 낸다. 정작 알맹이보다 이게 더 맛있다고
덤비는 이가 많아, 음식 나눠주는 호스트는 공평을 기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3∼4명 한접시면 섭섭찮게 먹을 수 있다.
게 다리를 통째로 튀긴 깐풍셰유(해육·45000원)도
먹음직스럽고, 간단한 요기로 자장면과 유니자장(5000원)도
맛있다. 1, 2층 100석, 예약 필수. 휴일에도 영업한다.
(* 문화부장대우 tjoh@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