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파리 오페라 광장 부근에서 1000명의 이혼남들이 '과중한 삶에
시달리는 이혼남들'이란 구호가 적힌 피켓을 앞세우고 시위를 벌였다.

위자료 부담을 견디다 못한 이혼남들이 결성한 '위자료 개혁 모임'이
주최한 시위였다. "전처들은 일도 하지 않으면서 멋진 인생을 누리고 있다.
이런 부도덕성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시위대는 외쳤다. 일부는 죄수복을
입고 나왔다.

지난 75년 제정된 이혼 관련법에 따라 이혼남들은 전처가 전업 주부일
경우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심지어 남자가 죽었지만,전처가 살아 있다면
무덤 속에서도 위자료를 내야 한다. 남자의 유산을 상속받은 가족이 남은
위자료를 지급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혼 부부의 20%가 이런 조건에
동의했고,40만명의 이혼남들이 그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해마다 법정은
위자료 분쟁 소송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혼남들에게 희소식이 날아 들었다.엘리자베스 쥐구
법무장관이 남성 부담을 덜어주는 쪽으로 위자료 개혁안을 마련하고
있다.개혁안은 위자료를 원금 형태로 결정하고,매년 금액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혼남들은 그래서 우린 80% 찬성
이라고 외쳤다.

때마침 법무부는 94~96년까지 이혼 실태 보고서를 작성,매년 평균 12만쌍이
이혼한다고 밝혔다.결혼 14년만에 이혼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70년대 평균
12년만에 파경을 맞던 데에 비하면 결혼 기간이 늘어났다.이혼 평균 연령은
남성 40세,여성 38세다. 자식을 맡는 아버지는 전체의 13% 뿐이고, 그렇지
않은 아버지들의 79%는 자녀 한명당 월 평균 양육비로 1025프랑(20만원)을
낸다.

그러나 이같은 이혼 통계와 이혼남들의 경제적 불만 호소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사실은 매년 14만명의 아이들이 부모의 이혼을 겪어야 한다는
것이다. 69%의 아이들은 한달에 두 번 헤어져 사는 아빠 혹은 엄마를
만나거나 방학 절반을 함께 보내면서 성장한다.보고서는 이런 경우를
친자 방문권 행사의 고전적 유형 이라고 묘사했다.

(* 박해현 파리특파원 hhpar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