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르토(78)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이 또다른 금융 스캔들에 휘말렸다.

로이터 통신은 라크사마나 수카르디 인도네시아 투자-국영기업장관의 말을
인용, 수하르토가 임기말인 97∼98년 압력을 가해 국영은행인 「네가라
인도네시아 은행(BNI)」으로 하여금 섬유 재벌인 텍스마코 그룹에 9조6000억
루피아(약13억달러·1조5000억원)를 부정대출해주게 했다고 30일 보도했다.

마르주키 다루스만 법무장관은 이와 관련해 『조사하기로 했다』면서 해당
은행과 감독관청에 관련 자료를 제출토록 요구했다고 30일 밝혔다. 다루스만은
수카르디가 검찰측에 「증거」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카르디 장관은 앞서 29일 의회에서 한 발언에서,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개입으로 BNI가 한 고객에게 자본금의 20% 이상 대출해주지 못하도록 한 은행
규정을 위반하고 거액을 대출해 주었다』고 밝혔다. 수카르디는 『이 같은
부정 대출은 국가적인 위법 행위』라면서, 『우리는 기업과 은행을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BNI와 텍스마코 그룹은 부정대출 혐의를 부인하고 나섰다. 위딕도 수카르만
BNI 은행장은 『대출한도를 초과해도 된다는 당국의 허가를 받았다』며
「적법」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5월 권좌에서 쫓겨난 수하르토의 32년 통치기간에 국영은행들은
흔히 수하르토 대통령 일가와 측근에게 돈을 주는 통로로 남용되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지난 5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수하르토 일가가 재임기간에 150억달러
이상을 부정축재했다고 보도했으며, 수하르토측 변호인단은 타임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바 있다. 하비비 전 대통령 정부는 수하르토의
부정축재 혐의에 대한 조사를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중단했으나,
지난 10월 들어선 와히드 신임 대통령 정부는 수하르토의 부패 혐의에
대한 재수사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