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로부터
안녕하세요, 석종훈 입니다. 1천년대의 마지막 한달이 시작됐습니다.
여러분 모두 알찬 한달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IT클럽에서는 회원여러분께 한가지 반가운 소식을 들려드립니다.
어제 이강인회원이 올리신 '저작물의 정가유지에 관한
법률안'('정가'가 맞는데 '전가'로 誤字가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에
대해 이 법안을 추진하시던 길승흠의원께서 인터넷상에서의
할인판매를 금지하는 조항을 삭제하자는 의견을 국회의 제출, 이
조항이 삭제된 가운데 법안소위에 회부됐다고 합니다. 길의원의
게시판(http://www.netro.net/~kilsh/index.html)에 실린 글을 옮기자면
이렇습니다.
'오늘 (11월 30일 화) 길승흠 의원이 소속된 문화관광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길 의원은 여러 네트즌이 지적하신 것처럼
인터넷 상의 할인판매를 금지하는 조항은 문제가 있다고 말씀하시고,
이를 삭제하여 법안 소위에 회부하자고 하였습니다. 현재 저작물의
정가유지에 관한 법률안은 이 조항이 삭제되어 법안소위에 회부된
상태며, 앞으로 법안소위에서는 이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와 함께
법안 상정시 미비한 조항들이 보충될 계획입니다.'
IT클럽 회원을 비롯한 네티즌의 힘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강인회원께서도 IT클럽과 IT클럽회원 여러분께
감사의 뜻을 전해 오셨습니다. 오늘은 '아하PC' 신진상기자의
인터넷TV에 관한 글입니다./석종훈 올림
■ 인터넷TV 이야기
회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이번에는 TV와 PC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 드릴까 합니다. 회원 여러분은 TV와 PC 중 어느 곳의
체공시간이 많으십니까? 아마 TV보다는 PC를 이용하시는 시간이
훨씬 많으실 거예요. 인터넷을 많이 이용하시는 분일수록 TV보다는
대부분의 시간을 PC 앞에서 보내고 계실 겁니다. 그만큼 PC가 편할
겁니다.
반면 PC에 친숙하지 않거나 인터넷을 자주 이용하지 않는 분들은
상대적으로 PC가 어렵기만 할 겁니다. 이 분들이라면 TV처럼 편하게
인터넷을 쓸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들을 갖고 계실 만하죠. 이런
분들을 위해 등장한 것이 제가 지금 말씀 드리려는 인터넷 TV입니다.
셋톱박스를 TV에 연결해 놓고 무선 리모콘과 키보드로 인터넷을
서핑할 수 있는 인터넷TV의 원조는 바로 MS사입니다. MS사는
인터넷TV 대신에 웹TV라는 표현을 씁니다. MS사는 지난 97년
4억5천만 달러를 들여 웹TV네트워크 사를 인수했습니다. 인수 당시
가입자는 6만명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120만 가입자라고 하니 2년
사이 20배 이상의 가입자를 유치한 것은 외형상 그리 낮은 성장률은
아닙니다.
하지만 MS사가 우리 휴대폰 사업처럼 단말기 보조금 명목으로
지불한 엄청난 투자를 생각하면 투자 대비 산출은 아주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죠. MS사가 웹TV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는 빌
게이츠의 인터넷에 대한 철학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제가 일전에
인터롭 참관기에도 쓴 적이 있지만 AOL의 스티브 케이스 회장이
인터넷의 공동체성에 주목, 커뮤니티를 다지는 쪽으로 사업을 추진해
갔다면, 빌 게이츠는 인터넷을 엔터테인먼트의 도구로 생각해
네트워크 사업을 벌여갔습니다. 인터넷에 TV의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합쳐 놓으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전자상거래입니다. PC의 주이용자가 20세에서 35세
사이고 이들의 구매력이 높지 않아 PC를 통한 전자상거래 시장은
한계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즉 주머니가 넉넉한 35세에서 60세
사이의, PC를 쓸 줄 모르는 사람들이 인터넷TV를 쓰면서
전자상거래에 대한 지출을 늘리면 전자 상거래 시장 자체가 커지는
것 아니냐는 계산이 있었던 것이죠.
이 점은 제가 MS사의 관계자로부터 들은 바와도 일치합니다. 웹TV를
산 사람의 80%가 PC가 없는 사람이고 연령대로는 구매력 있는 40대
초중반이 제일 많다고 합니다. 또 이들이 전자상거래를 이용한
수치가 다른 세대의 2.5배가 넘는다고 합니다. 즉 인터넷TV를 PC
대체제로 내세운 게 아니라 전자상거래 시장의 기폭제쯤으로 생각한
것이죠. PC와 인터넷TV는 전혀 다른 시장이라는 사실이죠.
또 한가지 희망적인 관측이 있습니다. 바로 떠오르는 태양, 아시아
인터넷 시장입니다. 아시아 인터넷 황금 시장인 중국, 인도 등에서
PC는 일반인들이 쓰기에는 아직 비쌉니다. 중국의 예를 들면
4억5천만 가구에 TV가 보급됐지만 PC보급율은 1200만대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초기 인프라 비용을 고려하면 중국의 통신
시장이 유선전화를 거치지 않고 바로 휴대폰으로 넘어갔던 것처럼
PC를 거치지 않고 바로 TV를 통해서 인터넷에 접속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죠. 즉 미국과 캐나다만을 생각했던 빌 게이츠에게
중국이라는 인터넷TV의 새로운 시장이 보인 것이죠.
더군다나 루퍼트 머독이 최근 MS의 라이벌인 리버레이트
테크놀러지와 손을 잡고 인터넷TV 시장에 뛰어든 것도 저의 이런
추측을 뒷받침해 줍니다. 중국인들에게는 엄청난 메리트가 있는
스타TV를 소유한 머독의 등장으로 점점 점입가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빌 게이츠의 움직임이 바빠졌습니다. MS에서 지난 가을에
출시한 웹TV플러스라는 셋톱박스는 이전 버전인 웹TV클래식가 보여
주었던 단점을 크게 보완했죠. 값도 199달러(25만원)이라는 대중적인
수준으로 떨어졌고 2GB 하드디스크, 16MB 램에 TV튜너카드까지
골고루 갖춰 PC에 비해 거의 손색이 없습니다. 한달 시청료도 20달러
수준입니다.
하드디스크와 관련, 아주 재미있는 기능도 있습니다.중요한 대목을
보다가 잠깐 자리를 비울 때 딜레이드라는 버튼을 누르면
디지타이프로 하드디스크에 저장돼 나중에 볼 수 있는 기능에 이르면
인터넷은 TV에 이어 비디오와도 멋진 하모니를 이뤄냈다는 느낌도
듭니다.
물론 이 기술은 MS사가 처음 선보인 것은 아닙니다. 인터넷 기술을
이끄는 100인에 최근 선정되기도 했으며 실리콘그래픽스의 시니어
바이스 프레지던트 출신인 마이클 램지가 이끄는 티보잉크가 비슷한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티보잉크의 티보는 프로그램을 하드디스크에
저장할 수도 있고 솔루션 자체를 네트워크로 전한다. 즉 로컬뿐
아니라 네트워크 상에서도 저장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인터넷 TV 시장을 놓고 전략적 제휴와 컨소시엄 구성이
한창입니다. 조선인터넷TV는 지난 10월 13일 삼성전기, SK텔레콤 등
국내 6개사가 모여 인터넷TV 사업을 공동으로 벌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들이 내년에 보급하기로 예정한 인터넷TV
셋톱박스는 국내외 포함 15만대 수준이고 넷츠고를 통해 상당수의
컨텐츠를 TV용으로 제공받을 예정입니다.
역시 인터넷TV의 매력은 전자상거래에 있는 것 같습니다.
삼성물산은 홈쇼핑 사업을 인터넷TV를 통해서 전개할 것이라
합니다. 삼성물산측은 현재 50만원 수준인 단말기 값이 20만원 대
이하로 떨어지면 이를 대량으로 구입해 무료로 배포할 복안도 갖고
있다고 하는군요.
또 요즘 유행하는 사이버 시티에도 인터넷 TV의 효용가치가
높습니다. 아파트 시공 단계부터 인터넷 환경을 고려한 사이버
시티에는 PC 대신 TV가 인터넷 접속 수단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죠.
조선인터넷TV측은 이미 쌍용건설, 우방건설 측과 계약을
마쳤습니다.
최근 대림건설과 사이버 아파트 계약을 체결한 드림위즈의 이찬진
사장도 인터넷 접속 단말기를 인터넷TV 셋톱박스로 결정할 것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인터넷TV의 미래가 밝은 것만은 아닙니다. 제가 이용해보니
PC에 비해 그렇게 쓰기 쉬운 것도 아니더군요. 컴퓨터를 모르는
사람도 리모콘만 다룰 줄 알면 인터넷을 쓸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 그
단계까지는 아닙니다. 또 무엇보다도 수십만원에 이르는 비싼 단말기
값도 부담이 됩니다.
또 한가지는 화질이 약간 떨어지고 브라우저 스크롤하기가
불편하다는 사실입니다. 보통 모니터는 해상도가 800 * 600인데 반해
TV는 640 * 480입니다. 이에 따라 PC 모니터에서는 모두 보이는
화면이 TV에서는 잘려 나타납니다. 또 운영체제가 윈도우가 아니기
때문에 윈도에서 쓸 수 있는 여러 인터넷 프로그램들을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죠.
이런 단점을 시급히 보완해야겠지만 저는 인터넷TV와 웹TV가
한국에서 어떤 형태로 만날 것인지가 최대의 관심사입니다. MS사의
관계자는 한국에서 웹TV 사업을 벌이지는 않겠다고 합니다. 단지
플랫폼만 제공해주고 비즈니스는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라는 것이죠.
그 이유는 아직 수익 모델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MS사가 두루넷에 투자하고 드림라인과 제휴를 맺는 등
ISP와 활발히 접촉하는 모습이 웹TV 사업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회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