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밀수 수법은 하늘의 별만큼이나 다양하다. 007가방이나 구두의
밑창에 이중장치를 만들거나 인체의 은밀한 곳에 숨겨 소량을 들여오는
것은 「고전」에 속한다. (서울지검 강력부 최윤수 검사)

최근엔 국제화물이나 컨테이너를 통한 대량 밀매가 부쩍 늘고 있다.
지난 8월엔 중국에서 밑바닥이 이중으로 된 대형 컨테이너 속에 「살빼는
마약」 63만정(시가 17억원 상당)을 숨겨 들여오던 이모(44)씨 등 5명이
적발됐다. 지난 5월엔 북한 흥남항에서 출발해 묵호를 거쳐 일본 돗토리현
사카이항으로 가던 화물선 재첩더미 밑에서 필로폰 100㎏이 적발되기도
했다. 아예 화물선의 일부를 뜯어내고 숨겨 들여오기도 한다고 최 검사는
전했다.

국제소포나 국제우편을 이용한 신종 수법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화장품
병의 내용물을 반쯤 비우고 마약을 넣은 뒤 은박지로 이중삼중으로 싸
국제택배로 보내면 마약탐지견도 속수무책이다. 지난 5월엔 필로폰 6g을
비디오 테이프 안에 얇게 펴서 붙이거나 초콜릿 껌 담배 속에 숨겨
국제소포를 통해 밀수한 뒤 판매하던 필리핀계 마약 밀매범이 적발되기도
했다.

탁송화물로 반입되는 열대어의 뱃속이나 수족관 바닥-볼링공-건전지-보온병-
사진첩-통조림-인형-뱀상자 속에 숨기기도 한다. 남미의 밀매조직은 아예
코카인에 열을 가해 재떨이나 연필통-꽃병-사탕을 만들어 밀수하기도 하고
콘돔에 담아 삼키는 방식의 「인간 컨테이너」 수법도 자주 쓴다고 국정원
관계자는 전했다. 한밤 으슥한 곳에서 밀매범들이 만나 돈과 마약을 바꾸는
방법은 옛날 갱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거래의사를
타진한 뒤 시간을 정해 지하철 사물보관함을 이용하기 때문에 거래당사자들도
상대의 얼굴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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